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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빛 본 위안부 다큐… “일곱 할머니 영전에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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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빛 본 위안부 다큐… “일곱 할머니 영전에 바칩니다”

장원재 특파원 입력 2015-06-05 03:00수정 2015-06-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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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취재 日 저널리스트
하시모토 위안부 망언 계기로 뒤늦게 영화로 제작해 7일 상영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기억과 산다’의 포스터. 감독은 취재한 지 20년 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육성 증언이 담긴 영화를 7일 상영한다. 도이 도시쿠니 감독 홈페이지
“최근 논의에서 거론되는 것은 ‘(일본군) 위안부’라는 집단이며 여기에 개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위안부 피해자 개인의 ‘얼굴’과 ‘음성’을 전달하고 남기려는 목적에서 제작됐습니다.”

일본 저널리스트 도이 도시쿠니(土井敏邦) 씨는 1994년 12월부터 1997년 1월까지 약 2년 동안 서울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을 취재했다. 그가 처음 할머니들을 찾은 것은 히로시마의 피폭자들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만남이라는 행사의 사전 조사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할머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100시간 분량의 촬영을 이어 갔다.

주인공 중 한 명인 경남 진주 출신의 강덕경 할머니는 정신대로 일본에 끌려가 도야마(富山)의 공장에서 일하다 일본 국내 위안소로 가게 됐다. 광복 후 귀국하던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출산 후 아들을 보육원에 맡겼지만 아들은 네 살 때 숨졌다. 도이 씨는 강 할머니가 숨진 1997년 2월까지 할머니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도이 씨는 위안부 관련 영화와 책 출간을 시도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가 취재하던 다른 위안부 피해자 6명도 2013년까지 모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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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 씨는 위안부 피해자 취재를 시작한 지 20년 만에 드디어 위안부 관련 영화를 상영한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이 담긴 영화 ‘기억과 산다’는 7일 도쿄의 히비야 컨벤션홀에서 상영된다. 상영시간은 3시간 35분. 도이 씨는 4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귀중한 할머니의 증언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상영 분량을 줄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과 산다―위안부 강덕경의 생애’라는 책도 올 4월 펴냈다.

뒤늦게 영화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그는 “2013년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이 ‘위안부 제도는 필요했다’는 망언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영화 상영회 포스터에는 강 할머니의 흑백사진 옆에 ‘그녀들은 확실히 존재했다’는 글이 적혀 있다.

한편 올 4월에는 후쿠오카의 프리라이터 모리카와 마치코(森川萬智子) 씨도 문옥주 할머니의 생애를 다룬 책을 냈다. 이는 1996년 자신이 쓴 ‘버마 전선의 일본군 위안부 문옥주’를 보완해 재출간한 것이다.

문 할머니는 버마(현 미얀마)에서 매일 20∼30명의 군인을 상대했고 그렇게 번 돈을 군사우편 저금으로 맡겼다. 광복 후 이를 받지 못하자 모리카와 씨가 일하던 시모노세키(下關) 우체국에 환불을 청구했으나 돌려받지 못했다. 1996년 문 할머니가 사망한 뒤 모리오카 씨는 미얀마 현지를 다니며 문 할머니의 증언을 직접 확인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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