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예원과 유승준의 ‘너무 늦은 사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4일 07시 05분


가수 예원-유승준(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아프리카TV 방송 캡쳐
가수 예원-유승준(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아프리카TV 방송 캡쳐
세상사 많은 일에는 그 최적의 때가 있다.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의 타이밍’은 더욱 그렇다. 우물쭈물하다 때를 놓치기 쉽다.

올해 3월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과 관련해 연기자 이태임과 욕설 논란에 휘말린 방송인 예원이 3일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당시 “반말을 한 적이 없다”며 논란의 피해자로 여겨진 그가 촬영 동영상 유출로 태도 논란에 휘말린 지 3개월 만이다.

예원은 이날 자필 편지를 통해 “철없던 내 행동으로 나보다 더 오랜 꿈을 안고 노력하셨을 이태임 선배님께 누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뒤늦은 사과에 대해서는 “처음 겪어보는 큰 여론에 독단적으로 입장을 발표하기가 힘들었다”며 “‘우결’ 촬영 때마다 많은 사람들과 마주치는 게 힘들고 두려워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제작진, 파트너 헨리에게 미안해 더욱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 시점이 출연 중인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의 하차를 발표한 직후라는 점에서 공교롭다. 누리꾼은 ‘이제라도 사과해 다행이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방송 아닌 자필 편지를 통해 사과할 거였다면 왜 진작 하지 못했느냐는 아쉬움 섞인 지적을 내놓는다. 또 ‘우결’ 이후 새 프로그램 출연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반응도 적지 않다. 결국 ‘타이밍’이 문제라는 것이다.

앞서 병역기피 의혹으로 입국금지된 유승준이 13년 만에 “한국의 땅을 밟고 싶다”며 눈물로 사죄한 것도 그 시기를 두고 논란을 낳았다. 입대 가능 연령이 지난 후에서야 “늦었지만 입대하고 싶다”는 말은 대중의 외면을 받았고, 순수했을지도 모르는 그의 의도 역시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사소한 언행이 큰 논란이 되기 쉬운 연예계에서는 특정 사안에 대한 적절한 ‘초기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장의 질타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변명하거나 거짓말을 하면 사태는 종잡을 수 없이 커진다. 진정한 사과도 적절한 타이밍이 지나면 허공의 외침에 불과하며 변명을 위한 변명으로 전락하고 만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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