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고 싶다면 ‘나음보다 다름’…차별화를 위한 메시지 5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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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모는 1914년 러시아에 설립된 광학기업이 만든 카메라다. 채도가 높아 색이 너무 강하게 나오고, 편광처리가 안돼 사진에 난데없이 무지개가 뜨기도 한다. 기능만 놓고 보면 좋은 카메라라 부를 수 없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나오는 몽환적인 결과물 덕에 예술적 감성을 가진 마니아들을 확보하게 됐다.

마케팅 석학인 홍성태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와 전(前) 네이버 크리에이티브 마케팅·디자인 담당 부사장인 브랜딩 전문가 조수용 제이오에이치 대표는 최근 함께 펴낸 책 ‘나음보다 다름’(북스톤)에서 ‘다름’을 유지하기 위한 다섯 가지 차별화 메시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다.

필자들에 따르면 로모 카메라를 둘러싼 팬덤은 ‘더 크고, 더 많고, 더 좋은 게 아니라 진정 남다른 것이 차별화’라는 메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의도한 대로 사진이 나오지 않아 짜증이 나다가도 우연치 않게 재미있는 사진을 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이용해 ‘마치 우리의 인생과 같지 아니한가’라는 화두를 던져 인식을 바꾼 것이다.

차별화를 위한 두 번째 메시지는 ‘현격하게 달라야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한 소비자가 거리에 즐비한 술집들 가운데 특정 맥줏집만 단골로 찾는 이유가 ‘사장님 서비스가 각별해서’일 수 있듯, 단 하나의 ‘작은 차이’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문이 수직으로 열려 직접 타기엔 불편한 이탈리아 스포츠카 람보르기니가 많은 남성들에 로망으로 꼽히는 것처럼 실제적 차이가 아닌 심리적 차이를 고민해야 한다는 게 세 번째 메시지다.

애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차별화의 타깃을 대중이 아닌, ‘의식 있는 소수’로 삼아야 한다는 네 번째 메시지는 타깃 소비자에 대한 고민을 촉구한다. 이 소수의 소비자들은 전체 소비시장에 미치는 파급력도 크다. 마지막 메시지는 ‘한 번의 화젯거리가 아니라 오래도록 유지돼야 진정한 차별화’라는 점이다. 철저한 품질 관리로 ‘신선하고 재밌는 핸드메이드 제품’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굳건히 지키는 뷰티 브랜드 ‘러쉬’가 대표적 사례다.

차별화 전략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위험은 변화하지 않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살아남고 싶다면 제대로 차별화해야 한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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