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60% “노후 생활 염려”…‘건강 관리’가 ‘외모 관리’ 이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0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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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외모지상주의는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는 이슈다.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비용이 좀 들더라도 외모 관리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외모가 좋아지면 사회생활에서의 자신감도 따라올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외모 관리’에 대한 니즈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마이크로밀엠브레인은 건강관리와 외모관리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변화를 추적 조사하기 위해 지난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12년만 해도 82.4%(외모 관리 필요도)대 77.8%(건강관리 필요도)로 건강관리보다 외모관리에 대한 필요도가 높다고 답한 응답자가 더 많았다. 그런데 2014년 이 비율이 뒤바뀌었다. 81.4%(건강관리 필요도)대 62.9%(외모관리 필요도)로 건강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답한 사람이 더 많았다.

외모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건강관리가 이긴 이유는 무엇일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걱정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20대부터 50대까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남성은 80.75세, 여성은 85.72세까지 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비해 건강수명(전체 수명 중 건강이 좋지 않았던 햇수를 제외한 기간)은 남성은 70.64세, 여성은 74.10세로 예상 평균 수명보다 각각 10년가량 짧게 내다봤다. 10년 정도는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남은 생애를 살아가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노후 생활에 대해 기대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적었다. 전체적으로는 10명 중 6명이 노후 생활을 염려했다.

노후걱정의 핵심은 경제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사람들은 정부로부터, 혹은 자식으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낮았다. 그래서 극단적으로는 아픈 상태로 오래 사는 것보다는 빨리 생을 마감하는 것이 더 낫다고까지 생각하는 경향도 뚜렷했다.

역사적으로 장수는 인간에게 하나의 축복이었다. 하지만 오래 산다는 것이 축복이기보다는 걱정거리가 됐다. 건강관리는 현재의 건강을 관리하는 측면을 넘어 ‘미래의 경제적인 리스크’를 관리하는 기능까지도 담당하게 된 것 같다.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장 dhyoon@trendmonitor.co.kr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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