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시니어 시장에 주목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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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들이 만든 ‘평생현역학교’ 블로그.
출판사들이 만든 ‘평생현역학교’ 블로그.
시니어 독자가 서점가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까? 최근 출판계에서는 50대 이상 독자층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출판사 ‘나무생각’, ‘서해문집’, ‘이마출판사’ 등은 최근 ‘평생현역학교’라는 블로그를 최근 함께 개설했다. 블로그에는 제2의 인생 행동 계획을 비롯해 50대가 쓰는 ‘노노(老老) 간병’ 연재물, 60대 이후를 다룬 도서 등 다양한 정보가 매일 올라온다. 이들 출판사는 관련 저서의 저자들로 이뤄진 강사진을 구성해 각 지역을 돌며 장년·노년층의 건강, 교육, 취업, 창업, 여행, 금융 등에 대해 강연할 계획이다.

개별 출판사로 활동하는 출판계 관행을 깨고 여러 출판사가 뭉친 이유는, 앞으로 출판 시장에서 50대 이상, 즉 시니어 독자가 중요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 교보문고, 예스24 등에 따르면 전체 독자 중 50대는 11%, 60대 이상은 5% 정도다. 주요 독자군은 여전히 30대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스마트기기에 익숙해 책을 덜 읽는 경향이 강한 반면, 50대 이상 독자들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예스24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주 독자군이 30대에서 40대로 옮겨가는 등 독자들이 나이를 먹고 있다”며 “활자에 익숙한 시니어 세대들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니어 출판’이 블루 오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영사는 은퇴 전후의 세대들이 관심을 가질 주제를 찾기 위해 올 초부터 일본에서 유행하는 시니어 서적을 연구하고 있다. 김영사의 고세규 이사는 “여전히 책의 가치를 알아주는 세대인 시니어 독자들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음사 관계자도 “노인 문제를 다룬 책들이 반응이 좋아 내부적으로 ‘시니어 분야의 소비자 확장을 연구해야겠다’는 공감대가 생겼다”고 밝혔다.

‘어른의 시간’ 출판사는 아예 ‘아들이 부모를 간병한다는 것’ 등 고령층이 공감할 주제의 서적만 출간한다. 다른 출판사들도 돈을 적게 들이고 건강해지는 법, 은퇴 후 공부법, 개성이 있는 노년의 삶을 다룬 책 등을 연달아 발간할 예정이다. ‘나무생각’의 한순 주간은 “요즘 50대 이상은 문화 욕구가 강하고 경제력도 있다 보니 귀농, 재취업, 여행, 창업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높다”며 “그만큼 여러 종류의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고령화사회가 된 일본의 경우 아마존저팬 등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시니어 도서 랭킹’을 따로 집계해 발표할 정도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일본 단카이 세대(1947∼1949년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소비의 주축이 됐듯이 1955∼1963년에 태어난 한국의 1차 베이비붐 세대도 핵심 독자군이 될 것”이라며 “더욱이 30대가 책을 구매해 부모에게 주거나 40대가 노후 대비용으로 책을 사서 읽는 등 시니어 출판이 확대될 요소가 많다”고 덧붙였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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