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 KPGA 개막전 우승 신고합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7일 05시 45분


허인회(JDX상무)가 26일 열린 KPGA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하며 KPGA 투어 사상 첫 국군 우승자라는 이색 타이틀을 얻었다. 허인회가 우승 트로피를 안고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허인회(JDX상무)가 26일 열린 KPGA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하며 KPGA 투어 사상 첫 국군 우승자라는 이색 타이틀을 얻었다. 허인회가 우승 트로피를 안고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연장 역전우승

경기내내 진지함…갤러리엔 거수경례
프로시절 유명했던 필드 악동의 대변신
개인 4번째 우승·국군 첫 KPGA 우승
“우승보다 군인신분 출전이 더 기쁘다’

“충성! 일병 허인회 우승을 신고합니다.”

‘필드의 악동’에서 늘름한 군인으로 돌아온 허인회(28·JDX상무)가 우승 미션을 완수하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을 접수했다.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총상금 4억원)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허인회는 26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 골프장 에떼·쁘렝당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에 보기는 3개로 막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쳤다. 합계 7언더파 281타로 박효원(28·박승철헤어)과 공동선두로 경기를 끝낸 뒤 연장 2차전에서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박효원을 꺾고 역전 우승했다. 허인회의 개인 통산 4번째 우승(한국 3승, 일본 1승)이자 KPGA 투어 첫 국군 우승자라는 이색 기록도 남기게 됐다. 역대 국내 프로골프대회에서 군인 우승자는 5차례 있었다. 프로골프대회 창설 초창기 선수가 많지 않아 주한 미군들이 자주 출전했다. 허인회는 국군으로 첫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허인회의 개막전 우승으로 KPGA투어에서는 상무 돌풍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 전망이다. 허인회는 지난해 11월 입대해 2월 창설된 국군체육부대 JDX상무골프단 소속이다. 군인 신분으로 프로 대회 출전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KPGA가 올 시즌 상무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하면서 한시적으로 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상무 선수들은 올해 KPGA 투어에서 주관하는 6개 대회에만 출전한다.

프로에서 군인으로 신분이 바뀐 허인회는 강한 군인정신으로 작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허인회는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치며 공동 63위에 그쳤다. 컷 통과가 불안한 순위였다. 그러나 2라운드 공동 35위, 3라운드에서는 공동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심상찮은 조짐을 보였다.

정신력이 돋보였다. 허인회는 프로시절과 모든 게 달라졌다. 그는 프로시절 돌출 행동으로 유명했다. 퍼트를 하자마자 홀 쪽으로 걸어가기도 했고, 마크도 잘 하지 않았다. 샷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는 거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얼핏 보면 대충 경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게 허인회의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군인이 된 허인회는 완전히 달라졌다. 경기 중엔 표정의 변화가 없이 진지한 모습을 유지했고, 설렁설렁한 경기도 하지 않았다. 또 버디를 하고 난 뒤에는 응원하는 갤러리들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며 군인다운 모습을 보였다.

허인회는 “우승해 기쁘지만, 나에겐 우승이나 순위가 중요하지 않았다. 군인 신분으로 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면서 “강하게 훈련시켜 준 김무영 감독님과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늘 우승은 군인정신의 승리다”고 말했다.

한편 군인 신분인 허인회는 규정(아마추어 선수와 동일한 규정 적용)에 따라 상금을 받을 수 없다. 우승 상금 8000만원은 2위 박효원에게 돌아갔다.

포천|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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