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뚱’ 심규범, 우울한 롯데불펜에 위안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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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범. 스포츠동아DB
심규범. 스포츠동아DB
우울한 롯데 불펜에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

롯데 대졸 2년차 좌완 심규범(24)은 23일까지 11경기에 나와 방어율 2.08(4.1이닝 1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까진 왼손타자 전문 스페셜리스트로서 원 포인트 릴리프로 주로 나오고 있지만 롯데불펜이 괴멸 지경에 다다른 지금, 투구이닝을 늘려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첫 타자 승부는 잘하는데 더 던지게 하면 흔들린다”라고 아직은 조심스런 견해지만 24일 마무리 김승회까지 2군으로 내려가며 심규범의 비중은 더 커질 상황이다. 마무리 투수를 2군으로 내리며 롯데는 외야수인 하준호를 콜업 했다. 그 정도로 2군에서 올릴 자원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불펜이 무너져서 지더라도)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지 못해서 졌다고 생각한다”는 이 감독의 얘기가 마냥 빈말이 아니란 소리다.

그날그날 마무리 투수가 바뀌고, 불펜 보직이 불확실한 운용 속에서 결과까지 최악의 상태로 나타나자 불펜 전체가 심리적으로 공황인 상태다. 이럴수록 어린 연차에도 자기 공을 던지는 심규범의 존재감이 더욱 돋보이는 역설적 상황이다.

심규범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1군에 데뷔했다.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2군에 내려갔다. 삼진도 1개 곁들인 산뜻한 1군 데뷔전이었는데 당시 롯데 코치진은 더 이상 심규범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납득하지 못해 실망할 법도 하건만 심규범은 지난겨울 체중을 올리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외모가 LA 다저스 류현진처럼 변했다. 키(180cm)만 좀 작을 뿐이지 웃을 때 보면 영락없는 류현진이다. 팀 내 별명도 류현진의 애칭인 ‘류뚱’에서 딴 ‘심뚱’이다.

구위는 몰라도 성격은 류현진처럼 대담하다. 위기 때 강타자와의 승부가 “즐겁다”고 말한다. “1군에 있는 것 자체가 배우는 것도 많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배짱을 갖췄다. 안 좋았던 일은 빨리 털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성격도 불펜투수로서 강점이다. 선발 이상화(27)에 이어 롯데 불펜진에 오랜만에 지켜볼 가치가 있는 젊은 피가 등장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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