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긴 남북철도 잇는 게 유라시아 시대 출발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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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교통-에너지 콘퍼런스]
잃어버린 연결고리 회복 공감대… “北 철도 현대화 마스터플랜 짜야”

“한반도를 유라시아 철도의 유일한 ‘미싱 링크(잃어버린 연결 고리)’에서 유라시아 철도의 출발점으로 탈바꿈시켜야 합니다.”

정인수 한국철도공사 연구원장은 22일 유라시아 교통·에너지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국이 세계 최대 규모인 유라시아 경제권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교통 분야에서) 유라시아 철도로 편입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축을 강조한 것이다.

SRX는 부산에서 북한∼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철도망을 이어 유라시아를 포괄하는 운송로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SRX를 완성하려면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철도망을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 대륙 철도망과 연결해야 한다.

정 원장은 이를 위한 단계별 추진 전략으로 “우선 남북을 잇는 철도망 중 끊긴 구간을 연결해 한반도종단철도(TKR)를 구축하고, 낡은 북한 철도를 개보수해 열차가 제 속도(현재 평균시속 40km)를 내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과 전남 광양시를 기·종점으로 하는 유라시아 철도의 연계 노선을 구상해야 한다”면서 “나진-하산 프로젝트처럼 다자 간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게 철도망 연계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대륙철도연계연구팀장은 남북한과 러시아가 공동 추진하는 3각 경제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해 “러시아 하산을 통해 나진항이 TSR로 연결되는 만큼 SRX의 시범사업이라 할 수 있다”면서 “향후 한반도-유라시아 통합철도망과 동북아 단일시장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 인프라센터 소장은 “정부는 북한 철도 현대화를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초기에는 자재와 건설장비, 기술 등을 지원하고 활성화 단계에는 레일, 차량, 통신 기업의 진출과 건설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국내 건설사가 북한 철도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손병석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철도망 연결 이후 철도 물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인프라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국장은 “러시아는 한 번에 열차 100량 이상을 연결하는데 우리는 고작 15량을 붙인다”며 “대륙 시대에 물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거점역을 개발하고, 철도 물류사업에도 경쟁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남북철도#유라시아#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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