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설화수’ 단아한 멋의 근원은 한국 장인들의 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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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한국의 美

2014년 열린 설화문화전에서 건축가들로 구성된 AnL스튜디오가 선보인 작품. 설화수의 자음수 용기들이 10cm 간격으로 천장에 매달려 거대한 구름을 형상화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2014년 열린 설화문화전에서 건축가들로 구성된 AnL스튜디오가 선보인 작품. 설화수의 자음수 용기들이 10cm 간격으로 천장에 매달려 거대한 구름을 형상화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 Q는 궁금했다.

아모레퍼시픽 제품들의 단아한 멋은 어디에서 나오나.

그 발로(發露)는 한국 장인들의 혼을 재조명하는 기업의 올곧은 정신 아닐까.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전통의 가치를 현대에 되살리는 메세나(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통해 전통장인과 현대 작가들의 작업을 후원해 왔다.

2009년부터 설화수가 선보이고 있는 ‘설화문화전’은 2003년 40여 명의 문화예술인으로 구성된 ‘설화문화클럽’이 첫 출발이었다. 이 클럽은 ‘김희수 장신구 매듭전’(2003년), ‘김옥현 디지털 섬유블루전’(2005년) 등을 후원한 데 이어 2006년부터 ‘설화문화의 밤’이란 문화행사를 통해 수익금을 비영리 문화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 이후 설화수는 설화문화의 밤을 계승하고 후원의 저변을 넓히고자 설화문화전을 시작했다.

설화문화전은 2011년까지 전통을 이어온 장인들의 땀과 혼, 기술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역량 있는 젊은 작가를 발굴해 왔다. 2012년부터는 성격을 바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시대와 장르를 초월하는 전시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Q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설화문화전의 주요 화두와 작품들을 되짚어 봤다. 》

○백색의 아름다움·2009년

첫 전시회에서는 ‘백색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내세웠다. 백색은 가식적이고 인공적인 것을 멀리하고 소박한 것을 사랑했던 우리 조상들의 성품과 어우러지는 색이다.

이 전시에서는 공예분야의 무형문화재 8명과 현대작가 8명, 현대미술계 신진 작가 8명 등 총 24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전통공예장인과 현대작가가 짝을 이뤄 선보인 소반과 채화칠(칠기 표면에 색과 문양을 그려 넣는 전통 공예 기법) 등의 협업 작품은 우리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수작·2010년

주제로 삼은 수작(手作)은 빼어난 작품을 예술가가 그들의 손으로 직접 창조하는 행위를 뜻한다. 문화전은 여기에 그 행위의 결과물이 미의 완성을 지향한다는 뜻과 교류를 통해 새로운 만남을 갖게 된다는 뜻을 더해 전시회를 꾸몄다. 부제는 ‘간절한 만남’이었다.

○가설(假說)의 정원·2011년

‘가설의 정원’을 주제로 한 전시에는 전통장인과 소금장인, 현대 작가 등 11명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가설의 정원이란 장르를 구분하지 않은 하나의 유기적 복합체라는 의미로 문화 생태정원을 상징한다. 이 전시는 관람객들이 정원을 산책하듯 여유로운 마음으로 소재와 작품이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도록 구성했다.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작품이 소통과 화합의 정신을 발휘하며 색다른 한국의 미를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옹기의 재발견·2012년

옹기를 재조명했다. ‘흙, 숨쉬다. 옹기’를 주제로 전남 강진, 제주, 울산 등 각 지역의 특색이 담긴 옹기를 소재로 미디어 아티스트, 가구 디자이너, 도예가 등이 새로운 작품을 꾸몄다.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이 강진의 옹기토를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공간도 구성했다. 옹기가 생활용기를 넘어 조형미를 지닌 예술 영역으로 주목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 활의 변화·2013년

활이라는 주제로 시대를 관통하는 한국 문화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 ‘활력, 시대를 관통하다’ 전시는 전통 궁시(弓矢) 장인부터 조각가, 디자이너, 건축가, 사진작가 등이 참여해 전통 활의 가치와 활이 시대에 맞게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줬다.

○매체 간의 경계, 스킨·2014년

전시 주제인 ‘스키닉스’를 통해 설화문화전은 우리가 가진 순수한 감각들의 매개체인 ‘스킨’에 주목했다. 스키닉스는 피부를 뜻하는 ‘스킨’과 스킨이 반전된 ‘닉스(NIKS)’가 조합된 단어다. 전시는 내면과 외면, 물체와 환경 등 평소 인지하지 못하지만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여러 매개체 간의 경계에 주목했다. 건축가, 세라믹공예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 사운드 아티스트, 미디어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사람의 관점과 감정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전시작품을 선보였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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