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도 17.5도… 순한 소주 경쟁 가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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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주 시장에 저도주(低度酒)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 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저도 소주를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보해양조가 17.5도 신제품을 출시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이제 저도주가 시장의 대세가 됐다고 평가한다.

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보해양조는 알코올 도수가 17.5도인 ‘잎새주 부라더’(사진)를 새로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이 제품은 기존 ‘잎새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1.5도 낮다. 보해 관계자는 “도수가 낮은 소주를 찾는 전남 지역 젊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았다”며 “알코올 도수가 19도인 기존 잎새주도 계속 생산해 중·장년층과 젊은층을 동시에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알코올 1도 낮추면 병당 원가 10원 절감 ▼

순한 소주 경쟁

주류업계에서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시작된 저도주 바람이 이제는 전국적 추세가 됐다고 평가한다. 저도 소주 경쟁의 시초는 2006년 11월 출시된 무학의 ‘좋은데이’다. 좋은데이의 알코올 도수는 16.9도로 20도 초반 제품이 주를 이루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좋은데이는 단숨에 부산·경남 지역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지난해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까지 진출했다.

이에 소주 시장 1, 2위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지난해 말 알코올 도수를 낮춘 참이슬(18.5도→17.8도)과 처음처럼(18도→17.5도)을 내놓았다. 올 들어서는 대구에 본사를 둔 금복주가 ‘맛있는 참’의 알코올 도수를 17.5도에서 17.2도로, 제주 지역의 한라산소주는 ‘한라산 올래’의 도수를 18.5도에서 17.5도로 낮췄다.

주류 업계는 이런 움직임이 과음을 피하고 독한 술 대신 점차 순한 술을 찾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 음주 고객 증가도 도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소주회사들의 실적은 저도주 확산에 따른 원가 하락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주의 주재료는 물과 순수한 에틸알코올인 주정(酒精)이다. 주정은 소주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편이다. 업계에서는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추면 병당 10원가량의 원가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한편 최근에는 위스키 업계도 알코올 도수가 40도 아래인 저도 위스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달 알코올 도수가 35도인 ‘윈저 더블유 아이스(W ICE by Windsor)’를 내놨고 롯데주류가 최근 출시한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의 알코올 도수는 35도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보해도#소주#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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