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은 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16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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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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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다운 걸린 LG 문선재, 태그 피해 2루 세이프
김 감독은 ‘스리피트 이탈 아웃’ 주장하다 퇴장

KIA 김기태(46) 감독이 친정팀 LG와의 잠실 원정 첫 대결에서 감독 데뷔 후 첫 퇴장을 당했다. 15일 KIA가 5-2로 앞선 7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LG 대주자 문선재가 투수 양현종의 견제구에 걸려 런다운 상황에 몰렸다. 그러나 문선재는 KIA 2루수 최용규의 태그를 절묘하게 피하며 2루에 슬라이딩해 세이프됐다. 이 순간, 지체 없이 필드로 나온 김 감독은 이민호 2루심을 비롯한 심판진을 향해 항의했다. 문선재가 주루 선상에서 스리피트(91.44m) 바깥으로 벗어났으니 규칙상 자동아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심판진이 받아들이지 않자 김 감독은 갈수록 격앙됐다.

김 감독은 항의를 하면서 좀처럼 물러서지 않더니 모자를 벗고, 필드에 직접 누워 시범을 보이는 보기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3루쪽 KIA 응원석은 “김기태!”를 연호했다. 1루쪽 LG 홈팬들은 “퇴장!”이라고 응수했다. 시간이 너무 지연되자 LG 양상문 감독까지 경기 지연이 못마땅했던지 덕아웃을 박차고 나가려 했다.

끝내 심판진의 판정이 번복되지 않자 김 감독은 모자를 벗어 필드 위에 뒀다. 약간의 간격을 두고 2루수 최용규의 모자도 벗어 땅 위에 놨다. 심판진은 항의시간을 5분 넘겼다는 이유로 퇴장을 지시했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를 떠나는 과정에서도 심판진을 향한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는 조계현 수석코치에게 짧은 당부를 한 뒤 퇴장했다. 퇴장 직후 김 감독은 원정 감독실로 갔다. 그의 얼굴은 벌겋게 격앙돼 있었다. 의도성 항의가 아니라 진심으로 화가 나 있는 얼굴이었다. 김 감독은 기자를 향해 “내 말이 틀려요? 항의를 못해요? 항의를?”이라고 말했다. ‘왜 모자를 벗어뒀느냐’는 물음엔 “(심판들) 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지도자 인생 첫 퇴장이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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