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작은 배려 큰 감동… 병원, 환자에게 따뜻한 손 내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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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서비스혁신으로 차별화 바람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 김선한 교수(왼쪽)가 로봇직장암수술을 지휘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 김선한 교수(왼쪽)가 로봇직장암수술을 지휘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최근 암 분야에서는 환자 중심의 맞춤형 치료, 뇌 분야에서는 다양한 줄기세포 치료 등 환자들을 위한 첨단 치료제들이 임상을 통해 속속 선보여지고 있다. 환자를 위한 치료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병원마다 서로 비슷한 첨단 의료장비가 속속 도입되다보니 병원들 간에 차별화가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엔 질병에 대한 두려움, 치료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불편함 등 환자의 니즈를 미리 파악해 대처하기 위한 의료서비스 디자인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환자에 대한 작은 배려는 감정을 움직이게 되고 이는 곧 고정 고객을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맞춤형 치료와 줄기세포 치료

고려대 안암병원은 암 환자들에게 맞춤형 표적항암치료를 선도해 가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표적치료제를 이용한 최적의 맞춤치료를 위해서는 정교한 진단이 필수다. 안암병원은 첨단 암 진단 기술을 개발해 앞으로의 암 치료 역사를 바꿀 진단법을 개발 중이다. 그중 하나인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은 혈액에 떠다니는 암세포 유전자를 분석하는 첨단 진단법이다. 혈액검사만으로 암의 유전자변이를 파악해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찾아낸다. 실제로 폐암의 경우 EGFR 유전자나 ALK 유전자에 대해 표적항암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의 경우에 관절염 치료제와 심근경색 치료제에 그치지 않고 최근엔 뇌질환 분야에서도 임상이 진행 중이다. 뇌 질환의 경우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병이 많은데, 이 경우 원인은 모르더라도 줄기세포의 여러 분비물들이 상처 복구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치료에 접근할 수 있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탯줄 혈액) 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해 알츠하이머형 치매, 뇌종양, 뇌중풍(뇌졸중) 등 다양한 뇌 질환 치료 연구에 나서고 있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의 경우 국내 최초로 급성기 중증 뇌경색 환자에게서 탯줄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전성 및 효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옥준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급성 뇌경색에서 줄기세포 치료의 안전성과 효능성을 검증함으로써, 추후 중증 뇌경색 환자의 예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문화가 있는 병원’이라는 톡특한 컨셉을 가지고 지역 주민과 환자에게 힐링콘서트, 쿠킹레시피(아래쪽 사진)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제공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문화가 있는 병원’이라는 톡특한 컨셉을 가지고 지역 주민과 환자에게 힐링콘서트, 쿠킹레시피(아래쪽 사진)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제공
환자를 감동시켜라, 의료서비스 디자인

서울시 시립병원으로 ‘의료서비스 디자인’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병원은 서울시 보라매병원이다. 보라매병원은 2013년에 처음으로 서비스 디자인 방법을 도입해 국가검진센터, 산부인과 및 소아청소년과에 서비스 디자인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정형외과 및 내분비내과, 입원환자, 의료사회복지실, 응급의료센터 등에서 서비스 디자인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새로 오픈한 응급의료센터는 출입구부터 환자를 일반, 외상, 중증 환자로 평가해 환자가 가야 할 구역으로 구분해 번잡함을 없앴다. 또 각 구역엔 기존 응급실에서는 볼 수 없는 ‘진료 현황판’이 걸려 있다. 환자별 각 검사 단계 진행 사항이 자세하게 표시돼 있고 진료와 검사 대기시간까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환자 이름 옆에는 주치의와 담당간호사의 이름이 함께 적혀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신속진료(Fast Track)를 적용한 국제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국내 체류기간이 한정적인 외국인 환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 디자인이다.

즉 환자는 국제진료소를 방문해 내과 전문의에게 1차 상담을 받은 뒤 통증의 원인을 진단해 바로 해당 진료과로 연계하게끔 한다. 또 환자의 진료동선을 최소화해 평균 대기시간을 기존(30분∼1시간)보다 약 50% 이상 감소시켰다.

1976년 개원한 이래 ‘지역주민들의 주치의’를 자임해 온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최근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서비스 디자인에 새로운 도전장을 냈다.

‘문화가 있는 병원’이 바로 그것이다. 병원 임직원은 물론 환우들도 직접 참여하는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의 ‘힐링콘서트’는 2014년 5월 첫 공연을 개최한 이래 매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서울시 재능나눔봉사단, 영락유헬스고교 합창단, 초등학교 꼬마 바이올리니스트, 어쿠스틱 밴드, 힙합댄스동아리, CCM합창단, 본 병원 의료진들이 모인 ‘닥터스밴드’ 등 벌써 총 11개팀이 모였다.

모인 목적은 바로 함께 하는 재능기부 무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예고한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의 ‘힐링콘서트’. 환우들에게 응원을 전하는 동시에 아마추어 문화예술인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무대로, 입원환우와 보호자 및 내원환자 등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암 치료’라는 다소 무거운 이슈를 즐겁고 흥미롭게 풀어낸 ‘쿠킹레시피’도 암 환우 및 보호자들과 일반인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경우에도 2년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해 리모델링을 완료한 외래는 환자의 동선을 고려해 기능적으로 공간을 재배치했다. 또 1985년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한국모자보건센터는 분만실, 신생아실을 비롯해 여성 전용 병동, 소아청소년 전용 병동을 리모델링해 쾌적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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