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구조조정에도 CEO는 고액 연봉에 거액 퇴직금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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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금융회사들이 경영실적 악화로 잇따라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와중에 최고경영자(CEO)들은 고액 연봉을 받은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31일 각 기업이 공시한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현 은행연합회장)은 지난해 25억4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그는 또 지난해 행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 46억2000만 원을 별도로 받았다. 지난해 씨티은행은 한국에 진출한 이후 가장 가혹한 한 해를 보냈다. 영업점 56곳을 폐쇄하고 직원 650여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2013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지난해 초 퇴임한 리처드 힐 전 행장에게 27억 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힐 전 행장은 지난해 국내 금융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저금리로 국내 금융권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대부분의 금융지주와 은행장 연봉이 전년도에 비해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상여금을 합해 17억3700만 원의 연봉이 책정됐다.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은 장기성과급 21억100만 원을 포함해 총 33억 1100만 원을 받았다.

역시 지난해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었던 증권, 보험 등 제2금융권에서도 CEO만큼은 두둑한 월급봉투를 받았다. 김 석 전 삼성증권 사장은 17억2100만 원을 받았다. 보험사 중에서는 구한서 동양생명 대표가 16억 5400만 원을 받아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15억4900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금융노조 정명희 정책실장은 “직원들의 인건비나 청년 일자리 채용을 위한 비용을 줄이면서 CEO 연봉은 늘린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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