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IVI국제백신연구소와 사무엘 테숌 박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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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3일 1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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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백신연구소는 어떤 이에게는 삶이고 사랑이며, 어떤 이에게는 희망이다. 고국인 에티오피아에 5만 명분의 콜레라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출발을 앞둔 사무엘 테숌 연구원의 스토리.
오는 3월 5만 명에게 콜레라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에티오피아로 출발하는 사무엘 테숌 박사.
오는 3월 5만 명에게 콜레라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에티오피아로 출발하는 사무엘 테숌 박사.

선진국에서는 이미 사라진 콜레라·장티푸스·말라리아 같은 질병으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아까운 생명을 잃는 아프리카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의사의 꿈을 키운 소년이 있다. 의대 졸업 후 20여 년간 에티오피아와 시에라리온 등에서 질병 감시와 면역 프로그램 전문가로 활동했던 그는 2011년 국제백신연구소(IVI)로 자리를 옮겨 콜레라팀에서 백신의 개발과 안전성, 현장 적용 가능성 여부 등에 관한 연구를 했다. 그리고 3월 현장 접종을 위해 고국인 에티오피아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IVI 연구원 사무엘 테숌 박사는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지만, 오랜 꿈의 실현을 앞두고 흥분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테숌 박사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개발도상국이 처한 빈곤, 질병 등을 퇴치하기 위한 범지구적인 프로젝트인 유엔 새천년개발계획(MDG) 덕분에 공공 위생 및 의료 환경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정수 시설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부분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많은 이들이 콜레라·장티푸스 같은 감염성 질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식수, 위생, 영양 등이 여전히 취약한 개도국에서는 콜레라가 굉장히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 기반 시설을 갖추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한데, 그 재원을 마련하는 동안에도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희생당하고 있죠. 그런 이들에게 백신을 공급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자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IVI 국제백신연구소와 함께하는 숭고한 미션
1997년 공식 출범한 비영리 국제기구인 IVI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력을 바탕으로 저렴하고 안전한 백신을 개발해 개도국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룩한 최대 성과로는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 사전 승인을 받은 경구용 콜레라 백신 ‘샨콜’ 개발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질병이라도 지역이 다르면 백신 사용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백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지역마다 별도의 역학 조사 및 연구 과정을 거쳐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 IVI는 LG전자의 후원으로 2010년부터 에티오피아에서 이러한 작업을 수행해왔다.

“저희가 이번에 방문하는 샤샤만래라는 지역은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300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현재 에티오피아에서 콜레라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IVI는 이곳에서 에티오피아 정부 보건 부처와 함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물론, 현지 의료진에게 의료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해 외부의 도움 없이도 자력으로 콜레라와 맞설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공공 의료 체계가 취약한 아프리카에서 국제백신연구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그 숭고한 미션을 함께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는 테숌 박사. 그의 열정과 헌신에 힘입어 더 많은 아이들이 생명과 꿈을 갖게 되리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IVI는 지난 5년 동안 에티오피아에서 콜레라 역학 조사와 IVI가 개발한 경구 백신의 적용 가능성 여부 등을 연구해왔다.
IVI는 지난 5년 동안 에티오피아에서 콜레라 역학 조사와 IVI가 개발한 경구 백신의 적용 가능성 여부 등을 연구해왔다.

후원 방법
백신의 개발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자금인데, 이미 선진국에서는 사라진 질병인 장티푸스 및 콜레라 백신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IVI는 이러한 사각지대에 놓인 백신에 대한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개도국들이 이 백신을 도입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있다. 더불어 WHO와 국제 의료봉사 기구인 국경없는의사회, 파트너스인헬스(PIH) 등은 IVI가 개발한 백신을 재난 지역 등 전 세계의 필요한 지역에서 활용하고 있다. IVI 기부 릴레이 프로그램인 ‘기빙백(GIVING VAC) 캠페인, IVI 한국후원회(www.ivisupport.or.kr)의 기념일 후원, 병원 후원, 멀리건 후원 등을 통해 IVI의 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

글·김명희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국제백신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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