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엿보기] 여자선수들 웨이트트레이닝, 감독이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9일 06시 40분


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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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장충체육관에 남녀 13개 구단의 감독들이 모였다. 올스타전 출전을 위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감독들은 장충체육관의 한국배구연맹(KOVO) 감독관실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최선참 GS칼텍스 이선구 감독부터 가장 어린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까지 모인 자리에서도 화제는 건강이었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라 건강을 챙겨야하는데 시간이 모자라 짬짬이 선수들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때 감독들도 운동을 하자는 말이 오갔다.

● 여자선수들 웨이트트레이닝 때 감독이 곁에 있는 이유

남자팀 감독과 여자팀 감독의 웨이트트레이닝을 대하는 자세에 차이가 났다. 남자팀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선수들이 체력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얼씬도 않는다”고 했다. “내가 가면 남자선수들이 평소보다 더 많은 무게를 들고 보여주려고 해서 혹시라도 부상이 생길까봐 가지 않는다”고 했다. 여자팀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이 맞받아쳤다. “그래서 우리는 가야한다. 여자선수들은 근육이 생길까봐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 꼭 감독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체력훈련이다.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공을 만지는 훈련을 하기 전에 집중적인 체력훈련을 한다. 재계약을 앞둔 5∼6월이 그 때다. 선수들이 5∼6월을 싫어하는 이유다. 현대건설 황연주는 “무거운 바벨을 들기가 죽기보다 싫지만 저것을 한 번 더 들면 선수생활이 1년 더 연장된다는 생각에 꾹 참는다”고 말했다. 시즌에 돌입하면 체련훈련의 강도는 한결 떨어진다. 선수들은 경기 사이사이 흐트러진 근육을 보강하려고 간간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 1억2000만원짜리 기계로 근력운동 vs 주민센터서 체력단련

감독들의 대화를 리드했던 김세진, 이정철 감독은 웨이트트레이닝 시설을 놓고도 상반된 얘기를 했다. 구단으로부터 풍족한 지원을 받는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우리 회장님이 최근 선수들을 위해 1억2000만원짜리 최첨단 사이벡스 머신을 사줬다”고 자랑했다. OK저축은행 임철균 사무국장은 “컴퓨터시스템으로 근력운동을 시켜주는 기계다. 선수가 자신의 근력수치를 입력하면 기계가 그것만 시켜줘 과부하를 방지하는 맞춤형 근력운동 기계다. 고가의 의료장비여서 주문하고 설치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 삼성ST에만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아직 전용훈련장이 없어서 수원 장안구청의 주민센터 시설을 이용하는 이정철 감독은 일반인의 눈치를 보면서 훈련하는 사정을 말했다. “우리 선수들이 훈련을 하면 민원이 자주 들어온다. 체력단련 기구를 자신들 앞에 두고 주지 않는 사람도 있다. 다행히 주민센터의 터줏대감으로 계시는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서 간혹 이분들에게 식사도 대접한다. 용인에 짓고 있는 우리 훈련장이 완성되는 7월까지는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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