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다른 어린이집서 또…이번에는 주먹으로 얼굴 폭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8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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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영상 화면 캡처. 제공 삼산경찰서
CCTV 영상 화면 캡처. 제공 삼산경찰서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 교사의 ‘핵 펀치’ 사건 와중에 이번에는 부평구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만4세 아이를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는 폐쇄회로TV 영상자료가 공개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18일 인천 삼산경찰서가 확보한 영상물에 따르면 부평구 부개동 A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 씨(25·여)가 지난달 22일 교실 안에서 노란색 옷을 입고 서있던 남자 아이(4)의 얼굴을 주먹으로 강하게 때려 뒤로 넘어지게 했다. 당시 이 어린이가 음료수를 바닥에 흘린 듯 하고 김 씨는 휴지로 닦아내다 화를 못 이겨 어린이 가방을 내던진 뒤 곧바로 주먹을 날렸다. 이어 또 한 차례 주먹으로 때리려 하자 이 어린이가 두 손으로 얼굴을 막으며 몸을 움츠리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이 공개한 4개의 동영상 중 또 다른 장면은 이달 12일에 찍힌 것이었다. 김 씨는 7명의 어린이를 탁자 앞에 앉혀놓고 학습을 하다가 한 남자 어린이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곧이어 바로 옆에 있던 여자 어린이 얼굴도 팔을 쭉 뻗어 주먹으로 내리쳐 뒤로 나뒹굴게 했다.

이 순간 탁자 바로 뒤편에서는 다른 보육교사가 수업을 진행 중이었지만 폭행 장면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런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어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듯한 눈치였다.

김 씨는 다른 동영상에서도 앉아 있던 또 다른 여자 어린이 얼굴을 주먹으로 강하게 때려 뒤로 넘어지게 했다. 주먹으로 맞은 학생들은 한결같이 울지 못한 채 절절매는 모습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120여 명이 다니는 A어린이집에서 16명 정원인 만4세 반을 2013년 3월부터 맡고 있었다. 연수구 보육교사 폭행사건 직후인 지난 14일 한 학부모가 “A어린이집에서도 아동들에게 가혹행위를 하는 교사가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어린이집에 있던 폐쇄회로TV의 1개월 치 동영상을 압수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김 씨가 맡았던 어린이 19명의 학부모에게 휴대폰 문자를 보내 참고인으로 출석해줄 것을 요청해 18일 현재 10명가량을 상대로 조사를 마쳤다. 경찰이 공개한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이런 인성으로 어떻게 보육교사를 하나. 아이들 앞에서 무릎 꿇려 싹싹 빌게 하고 싶다”고 분개했다.

경찰은 학부모 조사와 동영상 분석작업을 마치는 대로 19일 중 김 씨를 상대로 아동학대 여부에 대한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구타 사실을 시인했으며, 여러 정황을 볼 때 상습폭행 혐의가 짙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연수경찰서는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보육교사 양모 씨(33·여)를 17일 구속했다. 또 양 씨가 다니던 어린이집 원장(33·여)를 교사 관리 감독 소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2013년 2월 개원한 이 어린이집은 이번 사건으로 운영정지 처분을 받고 시설 폐쇄될 처지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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