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오쯔양 前 총서기 10주기…유골, 아직 자택에 안치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8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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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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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6월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계기로 당시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실각했던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10주기 추도식이 17일 베이징(北京)의 자택에서 진행됐다.

이날 톈안먼 동북쪽 둥청(東城) 구 푸창(富强) 후퉁 6호의 자택 주변에는 경찰들이 방문객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검사한 뒤 들여보내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은 일부 홍콩 언론 외에는 일체의 국내외 언론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추도식에는 가족과 과거 자오 전 총서기의 비서, 그리고 일반 시민 등 600명가량이 찾았다고 홍콩 빈과일보는 보도했다.

참석자 중에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비서를 지내고 자오 전 총서기와는 친구였던 99세의 리루이(李銳), 자유주의 성향의 잡지 옌황춘추의 두다오정(杜導正) 사장 발행인 등이 있었으나 오랫동안 정치 비서를 지낸 바오퉁(鮑¤)은 여전히 참석이 금지됐다.

딸 왕얜난(王雁南) 씨는 “올해는 일부 언론도 들어올 수 있게 하는 등 과거에 비해 감시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왕 씨는 “직접 찾아와 조문하는 민중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부친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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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이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자오의 이름을 검색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통제가 완화된 것”이라며 “하지만 자오 전 총서기의 복권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신(習仲勛) 전 부총리는 개혁파인 자오쯔양과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 등과 뜻을 같이해 말년에는 덩샤오핑으로부터 밀려난 바 있다.

바오퉁은 최근 “중국은 정치 개혁 측면에서는 답보 상태”라며 “시 주석은 부친의 유지에 따라 ‘다른 의견을 보호하는 법’을 제정하고 정치 개혁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홍콩 RHTK 방송이 보도했다.

자오 전 총서기는 화장된 뒤 유골이 아직 안장되지 못하고 자택에 안치돼 있다. 가족들은 2013년 12월 자오 전 총서기 부인이 사망한 것을 계기로 외부에 합장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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