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부터 꼬여버린 ‘집권 3년차’… 과감한 인적 쇄신책 꺼낼지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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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12일 신년회견 어떻게
靑개편-대폭 개각 가능성 낮아… 사과-쇄신로드맵 제시 그칠듯
野, 김기춘 사퇴-특검도입 촉구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집권 3년 차 출발을 알린다. 신년 기자회견을 계기로 힘 있게 국정을 끌어갈 동력을 얻기 위해 박 대통령은 새해 벽두부터 ‘메시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매진했다.

하지만 집권 3년 차 시작은 꼬일 대로 꼬였다. 9일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놓고 김영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초유의 항명사태를 일으킨 데다 지난해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에 이은 권력암투설의 여진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기세다.

○ 최대 관심은 ‘인적 쇄신’ 구상

올해 기자회견에선 지난해보다 많은 15명 안팎의 기자에게서 질문을 받는다.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한 기자는 12명이었다. 기자들의 질문 내용도 사전에 청와대와 공유하지 않는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게 국민의 궁금증에 답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얼마나 진솔하게 국민과 소통하느냐가 관건이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을 넘어 박 대통령의 리더십마저 시험대에 올려진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든 ‘쇄신 카드’를 꺼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김 실장이나 이재만(총무) 정호성(제1부속) 안봉근(제2부속) 비서관 등 자신의 측근 비서관들의 거취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기자회견 다음 날인 13일부터 곧바로 부처 업무보고가 시작돼 당장 큰 폭의 개각도 힘든 상황. 결국 파격적인 인적 쇄신책을 내놓기보다 국정 난맥상에 대해 사과하고 쇄신 로드맵을 제시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인적 쇄신을 두고는 여전히 박 대통령의 고민이 깊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청와대 행정관 한 명을 교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비서실장이나 부속비서관을 바꾸는 건 엄청난 부담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집권 3년 차 징크스’를 돌파하려면 선제적으로 인적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 3년 차 징크스’는 역대 정부 집권 3년 차마다 측근 비리나 정책 실패가 부각돼 내리막길을 걸었던 전례에서 나온 말. 과거 정부는 전국 단위 선거 패배나 국회의 비협조 등 외부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지만 현 정부는 청와대발 기강 붕괴라는 점에서 내부 쇄신이 시급해 보인다.

○ 정치권도 일제히 靑 쇄신 요구

김 전 수석 항명사태를 계기로 여권 내 ‘청와대 인적 쇄신론’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비박(비박근혜)계 4선인 정병국 의원은 “이게 오늘날의 청와대 비서실의 현주소다. 이런 사람들을 데리고는 대통령이 국정을 계속 끌고 가기 쉽지 않다”며 ‘전면 쇄신’을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 전 수석 사퇴 파동에 대해 “청와대 기강의 무참한 붕괴”라고 규정하고 박 대통령의 사과와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당권 주자인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도 청와대가 국정 운영의 난맥상을 노출했다며 박 대통령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10일 김 전 수석의 사임에 대해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하는 전례를 만들지 않겠다는 고집으로 보이지만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이현수 기자
#집권 3년차#박근혜#신년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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