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회장, 두 아들 신동주-신동빈과 서울서 가족신년회… 장남 문책일뿐 배제는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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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측 “이상기류 없이 헤어져”… “한국은 신동빈, 日은 전문경영인”
그룹관계자 경영관련 입장 밝혀… 후계구도 당장 큰 변화는 없을듯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93·사진)과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61),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0) 및 가족들이 11일 신년모임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8일 한국과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물러나며 사실상 일본 롯데 경영에서 손을 뗀 직후 가족이 함께 만난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 연회장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이하 직계가족이 함께 저녁모임을 가진 뒤 오후 8시 35분쯤 헤어졌다”며 “특별히 이상한 기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부인 조은주 씨(51)와 함께 9일 오후 귀국해 제사에 참석했다. 신 전 부회장은 11일 오후 3시경 부친이 머물고 있는 롯데호텔을 찾아 식사 전에 신 총괄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이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을 일본 롯데그룹 임원직에서 모두 해임한 것은 경영실적 및 내부갈등에 대한 문책이지, 장남을 차기 후계 구도에서 배제하기 위한 것은 아니란 해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한국 롯데는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일본 롯데는 전문경영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 롯데홀딩스 사장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동생인 신 회장이 후임이 된 것은 아닌 만큼 당장 후계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 롯데그룹 관계자가 최근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신 전 부회장은 쓰쿠다 사장과 3, 4년 동안 경영방침을 두고 갈등을 빚어 왔다. 신 총괄회장은 최근 일본 롯데의 경영 부진 극복을 위해 과감하게 쓰쿠다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본보 1월 10일자 14면 참조).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일본) 사업을 정상화하려는 신 총괄회장의 의욕이 반영된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와세다실업학교 출신인 신 총괄회장은 와세다대 출신인 쓰쿠다 사장을 2009년 6월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쓰쿠다 사장은 1968년 스미토모 은행(현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에 입사해 33년 동안 일한 뒤 2001년부터 8년 동안 로열호텔 대표로서 개혁을 이끌었다.

신 총괄회장은 올해 93세가 됐으나 여전히 신체건강과 판단력이 건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일본 롯데를 살리기 위해 신동주 부회장의 계열사 임원 해임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롯데의 경영실적을 보고받은 즉시 장남이 임원으로 있는 계열사의 임시 이사회를 소집했다.

도쿄=배극인 bae2150@donga.com·김현수 기자
#신격호#롯데#가족신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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