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 엿새째 무소식…몸값 폭등이 원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6일 06시 40분


롯데 강민호. 스포츠동아DB
롯데 강민호. 스포츠동아DB
■ 오늘 FA 우선협상 최종일 ‘운명의 날’

우선협상 기간 단축도 협상난항 이유
합의는 끝내놓고 발표 미루는 경우도

기현상이라면 기현상이다. 프리에이전트(FA) 장이 섰지만 6일 동안 협상 타결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결국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마지막 날에 가서야 무더기로 계약과 협상결렬 발표가 쏟아지게 됐다.

올해 FA 신청자는 역대 최다인 19명이었다. FA가 가장 많은 만큼 중간 중간 한두 명씩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는 소식이 날아들 법도 하지만, 6일 동안 단 한 건의 계약도 발표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에도 FA 협상이 난항을 겪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지난해 FA는 총 16명이었는데,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상황이어서 15명이 국내 구단과 FA 협상을 벌였다. 그 중 협상이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일로 넘어간 선수는 11명이었다. 롯데 강민호, 삼성 장원삼과 박한이, LG 이병규(9번) 등 4명은 최종일에 앞서 계약을 발표했다. 그런데 올해는 한마디로 FA 협상이 갈 데까지 가고 있다. 왜 이럴까.

가장 큰 이유는 FA 몸값 상승 때문이다. 과거엔 어느 정도 공정가와 시장가가 형성돼 있었는데, 최근 2∼3년 사이에 FA 몸값이 폭등했다. 구단도 선수를 잡기 위해 얼마까지 베팅을 해야 할지 계산이 서지 않고, 선수 역시 자신이 원하는 수준과 시장가에 대해 감이 잡히지 않아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 선수의 눈높이는 높아질 대로 높아졌는데, 구단은 자체적으로 책정해 놓은 금액만을 고집할 수도 없어 협상 자체가 난감한 상황이다.

또 하나는 우선협상 기간의 단축이다. 과거엔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기간이 10일이었지만, 2012년 말부터 7일로 축소됐다. 기간이 길어봐야 구단과 선수가 소모적인 힘겨루기만 하고, 다른 구단의 탬퍼링(사전접촉)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협상기간이 7일이면 충분하다는 결론이었다. 그 기간 안에 잡을 선수는 잡고, 못 잡을 선수는 못 잡는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삼성과 SK는 7일 동안 무려 5명씩 FA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3∼4차례 만나서 결론에 도달해야할 정도로 일정이 빡빡해졌다.

물론 구단과 선수가 합의를 해놓고도 발표를 미루는 상황도 있다. 계약을 체결한 선수가 있더라도 먼저 발표하면 다른 선수와의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어서 최종일에 일괄적으로 발표를 하겠다는 것이다. 구단도, 선수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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