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컨슈머]신진 아티스트 끼 발굴하는 특별 공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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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담동 ‘르뮤제’

“언제나 기억해 줘요. 사랑밖엔 아무것도 난, 몰라요! 편지랑 선물이랑 보내줄 거죠?”

레스토랑에서 홀로 앉아 일행을 기다리던 여자 손님은 남자친구인 듯한 전화가 걸려오자, 반색하며 받는다. 그러나 조금 늦을 것 같다는 대답을 들어서일까? 식당 내 손님들이 모두 놀랄 정도로 휴대전화 너머로 남자친구에게 화를 낸다. 그런 그녀에게 종업원이 제지하려 다가가자, 그녀는 그녀의 남자친구에 대한 불만을 손님들에게 깜찍한 노래로 풀어내며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다. 그러자 말리던 종업원도 경비도 다 같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일반적인 뮤지컬의 한 장면 같지만, 이 뮤지컬이 펼쳐지는 무대는 조금 특별하다. 바로 실제 레스토랑이라는 점이다. 술렁이던 손님들은 깜짝 뮤지컬의 관객이 되어 이내 공연을 즐겼다. 갑작스럽게 펼쳐지는 이러한 ‘뮤지컬 플래시몹’ 이벤트가 갤러리와 레스토랑이 결합된 서울 청담동 복합문화공간 ‘르뮤제(Lemuse)’에서 매주 금, 토요일 양일간 진행되고 있다.

‘뮤지컬 플래시몹’이란 예고되지 않은 장소와 시간대에 불특정 인물들이 뮤지컬을 공연한 뒤, 사라지는 행위를 뜻한다. 단순한 관람으로 끝나는 일방적 뮤지컬이 아니라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무너져 삶이 무대가 되고 관객과 배우가 하나 되는 새로운 문화 장르다.

일례로, 버진 항공에서는 승객으로 앉아 있던 뮤지컬 ‘라이온 킹’ 오스트리아 캐스트 멤버들이 기내에서 ‘뮤지컬 플래시몹’을 선사했다. 탑승한 승객들은 당황해했지만 이내 즐겁게 ‘라이온 킹’의 대표곡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에 따라 손뼉을 치며 ‘뮤지컬 플래시몹’에 동화되었다.

또 폴란드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는 폴란드의 뮤지컬 ‘레미제라블’ 캐스팅 팀이 쇼핑몰 손님에서 배우로 변신하여 ‘레미제라블’의 대표곡 ‘원 메모리 데이(One more day)’를 열창한다. 매장 곳곳에서 나타나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에게 쇼핑몰의 손님들은 뮤지컬의 여느 관객과 다름없이 그들의 공연을 경청하고 박수로 화답했다.

문화마케팅 기업 위드컬처를 운영하는 이경선 르뮤제 대표는 “외국에서처럼 국내에도 ‘뮤지컬 플래시몹’이 하나의 문화장르로 인정받게 되는 데 르뮤제가 디딤돌의 역할을 하고 싶다”며 “지속적으로 국내외 신진 아티스트들과 함께 협업하여 ‘뮤지컬 플래시몹’과 같은 특별한 문화 장르들을 개척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곳 르뮤제에서는 공연은 물론 정기적으로 미술 전시회도 열고 있다. 이 외에도 장르를 넘나드는 컬래버레이션 전시회를 열어 트렌드를 주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도약하고 있다.

르뮤제는 ‘뮤지컬 플래시몹’은 물론 비트박스나 인디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신진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문화소통의 장’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새롭고 신선한 분야의 공연을 펼치고 싶은 아티스트들은 물론 공연을 즐기고 싶은 관객들은 르뮤제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문의 02-548-8825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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