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해외주재원 ‘문화지능’에 따라 기업지원 달라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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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재원을 파견하는 기업이 늘면서 주재원 선발과 현지 적응, 지원 등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선발 과정에서 직무전문성만 지나치게 고려해 현지 적응에 실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화지능(Cultural Intelligence)은 문화와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주재원의 성공은 현지 문화에 대한 적응 수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주재원이 현지에 잘 적응하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주재원의 문화지능 수준에 따라서 기업의 지원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때도 있다. 해외주재원의 성공과 문화지능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싱가포르국립대 등 공동연구진은 해외주재원 지원 제도가 파견 직원의 문화지능 수준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발생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해외주재원의 현지 적응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는 다국적 기업의 해외주재원 1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해외주재원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제도가 많을수록 현지 적응과 업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지원 제도의 효과는 주재원의 문화지능에 따라 달라졌다. 문화지능이 낮은 사람에게는 효과가 컸지만 문화지능이 높은 사람에게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 문화지능이 낮은 주재원은 지원 제도가 많을수록 현지에 더 잘 적응했다. 문화지능이 높은 주재원은 지원 제도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비슷한 수준으로 적응했다.

해외주재원을 파견할 때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기업의 경제적인 사정이 좋지 않아서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없다면 문화지능이 높은 사람을 위주로 주재원을 선발해야 한다. 둘째, 문화지능에 대한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을 선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기효능감은 특정 문제를 자신의 능력으로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에게 다양한 지원을 해주면 목표를 보다 도전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셋째,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도 문화지능을 고려해야 한다. 기존 직원에게는 다른 문화를 수용하는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 문화지능을 높여야 한다.

송찬후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해외주재원#문화지능#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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