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 잘 버텨온 나를 칭찬하는 연주회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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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계 대모 김남윤 교수, 20일 정년기념 음악회 열어

“교수님은 집에 계신 엄마를 생각나게 해요.”

한국 바이올린계의 대모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65·사진)에 대한 제자들의 평가는 한결 같다. 2010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7),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2위 수상자 신지아(27), 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권혁주(29), 서울시향 부악장 신아라(31), 숙명여대 음대 유시연 교수(47)…. 이들은 김 교수에 대해 ‘정이 많고, 바이올리니스트로서 기술적인 가르침 외에도 한 인간으로서 아티스트의 길을 걸어가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해준 인생의 멘토’라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2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정년기념 음악회를 연다. 후배인 김대진 한예종 교수가 이끄는 수원시향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2번과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협연한다. 1977년 경희대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한 김남윤 교수는 1984년 서울대 음대를 거쳐 1993년부터 한예종에서 제자들을 양성했다.

그의 연주회를 앞두고 제자들은 스케줄을 조정해가며 참석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제가 독일에서 나고 자랐잖아요. 9세 때 잠깐 한국에 들어왔다 6개월간 선생님께 지도받으면서 저는 신세계를 경험했어요. 어렸는데 바이올린 연습이 힘들기만 한 게 아니라 즐거울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셨거든요. 그길로 남들과 달리 저는 독일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유학했죠. 교수님은 제 인생의 멘토예요.”(클라라 주미 강)

유 교수도 스승 김남윤 교수에 대해 “학생에게 정성을 다하는 분”이라고 했다. “1984년 동아음악콩쿠르 본선에 나가게 됐어요. 콩쿠르 이틀 전 선생님 부친이 작고하셨죠. 그런데 부친상을 당하고도 선생님은 대회 하루 전날 전화해 ‘가족들 저녁 먹을 시간에 잠깐 너희 집에 들러 마무리 점검 해줄게’라고 하더군요. 전화기를 붙들고 한참 울었죠.”

제자들의 말을 전해들은 김 교수의 반응은 담담했다. “그냥 37년간 선생으로서 역할을 한 것일 뿐이죠.”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나름의 도전에 나선다. “학생시절 때부터 도전하고 싶었지만 선뜻 용기내지 못했던 곡들로 주로 선곡했습니다. 이번 연주회는 그동안 힘든 시간을 잘 버텨온 저를 스스로 칭찬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2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관람료 3만∼7만 원. 02-541-3183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김남윤#바이올린#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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