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작동 승강기 등 無장애 시설 놀라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장애인 30명, 日오사카 장애인교류센터 ‘빅아이’ 찾아

한국장애인재단 주최 ‘2014 장애인단체 활동가대회’ 참가자가 13일 일본 고베 시 종합복지타운 행복촌을 방문해 장애인 전용 목욕탕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단 제공
한국장애인재단 주최 ‘2014 장애인단체 활동가대회’ 참가자가 13일 일본 고베 시 종합복지타운 행복촌을 방문해 장애인 전용 목욕탕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단 제공
‘무장애(barrier free) 환경 조성과 장애인의 사회참여 촉진.’

일본 오사카(大阪) 사카이(堺) 시에 세워진 국제 장애인 교류센터 ‘빅아이(BIG-i)’의 설립 정신이다. 한국장애인재단 주최 ‘2014 장애인단체 활동가대회’의 일본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12일 이곳을 방문한 장애인과 활동 보조인 30명은 세심한 장애인 편의시설과 뛰어난 접근성에 놀라워했다.

건평 1만2000m²(지하 1층, 지상 3층)의 빅아이 시설에는 장애인이나 고령자가 이동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문턱을 없애고 경사로를 최소화하는 등 무장애 환경이 구현돼 있다. 엘리베이터는 발로도 작동이 가능했고, 객실은 출입카드를 벽에 대면 자동으로 인식돼 문이 열려 손을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도 이용이 가능했다. 이동로에는 빠짐없이 난간이 설치됐고 난간에는 점자 안내문을 표기해 시각장애인을 배려했다.

특히 휠체어 300대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도록 내부 좌석 수를 조절할 수 있는 다목적 홀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우석 과장은 “휠체어가 무대 바로 앞까지 들어갈 수 있어 장애인들이 문화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다”며 “장애인 편의를 증진할 수 있는 설계와 디자인은 한국도 곳곳에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빅아이는 인근 전철역인 이즈미가오카역과 200m 거리에 있어 뛰어난 접근성도 장점이다. 비장애인은 걸어서 2, 3분 만에 오갈 수 있는 거리다. 휠체어로 지하철역 부근을 직접 다녀온 장애인인권센터 김한배 이사는 “전철역과 바로 연결돼 있고 이동로도 장애인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사카다니 게이지(坂谷惠司) 빅아이 부관장(52)은 “장애인들만 사용하는 시설로 전락하지 않아 지역 사회와 교류 폭이 넓어지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문턱도 자연스럽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장애인평생교육센터 건립 방향과 관련한 질문에 “빅아이는 일본 경제 사정이 좋던 2001년에 완공됐다. 경제 불황이 깊다면 지역 사회에서 이런 시설을 추진하는 데 반대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빅아이는 건립비만 80억 엔(약 757억 원)이 들었고 한 해 운영비가 4억 엔(약 38억 원)에 이른다.

참가자들은 13일 고베(神戶) 시에 있는 종합복지시설 ‘행복촌’에 마련된 장애인 전용 목욕탕 등 편의시설도 둘러봤다. 대전장애인인권포럼 박승현 국장은 “다양한 시설은 인상적이지만 시내와 멀리 떨어진 곳에 편의시설만 갖추는 게 능사는 아니다”며 “일본이 수십 년 전 이룩한 복지시설에서 드러나는 장점만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12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이룸센터에서 종합토론과 발표회를 연다.

오사카=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오사카#장애인교류센터#빅아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