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삼성맨, 또 쌓은 금자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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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프로야구 4년연속 통합우승]
전인미답 4연패 이끈 류중일 감독 “이젠 지장이란 얘기 듣고 싶다”

“아침에 지인한테서 온 휴대전화 문자를 보고 알았는데 오늘이 마침 11월 11일이더라. 1위를 네 차례 한다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날을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이전까지 덕장, 복장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는 지장(智將) 소리도 듣고 싶다(웃음).”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몸에는 파란 피가 흐를 것 같다.

삼성을 전대미문의 통합우승 4연패로 이끈 류중일 감독(51)은 27년 동안 삼성 유니폼만 입었다. 1987년 한양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그는 첫 시즌부터 주전 유격수로 뛰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SK에 4연패로 허무하게 무너진 뒤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은 선동열 감독을 해임한 삼성이 고심 끝에 선택한 카드가 바로 대구중-경북고 출신의 류 감독이다. 2011년 부임하자마자 류 감독은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선수로서 그랬듯이 감독으로서도 화려하게 데뷔했다. 사령탑을 맡은 첫해에 정상에 오른 감독은 그와 선 감독 둘뿐이다.

사령탑 데뷔 해에 우승을 했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그리 높지 않았다. 선 감독의 그림자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선 감독이 만들어 놓은 팀에 숟가락만 얹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2년 연속 우승했을 때도 그런 게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쉽고 야속할 법도 했지만 그는 ‘류중일의 삼성’을 묵묵히 만들어 갔다.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그는 자신이 선수와 코치 시절 모신 9명의 감독으로부터 배운 것들을 팀에 이식했다. 그리고 누구의 그림자도 아닌 자신만의 야구로 지난해 프로야구 최초로 통합우승 3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은 2011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 등 총액 8억 원에 3년 계약했던 그에게 계약금 6억 원, 연봉 5억 원 등 3년 총액 21억 원을 안겨주며 재계약으로 화답했다.

우승 후 샴페인을 잔뜩 뒤집어쓴 그는 “나바로도 잘했지만 윤성환도 칭찬하고 싶다. 안방에서 2연패를 당할 뻔한 것을 윤성환이 (2차전에서) 구해줬다. 이제 내년을 걱정해야 할 것 같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감독 생활 4년 내리 통합우승을 차지한 그의 시대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삼성#류중일#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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