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백야’ 임성한 작가의 다음 무리수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6시 55분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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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막장’ 에피소드 다 꺼냈지만
전작 비해 시청률 저조 ‘전전긍긍’


임성한 작가에게 남은 카드가 있을까.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사진)의 임성한 작가는 총 120회 중 6일 방송한 20회까지 그동안의 작품에서 고집해온 단골 에피소드를 모두 등장시켰다. 보여줄 건 다 보여준 임성한 작가가 남은 100회 동안 어떤 새로운 ‘막장’ 에피소드를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 높아진다.

‘압구정 백야’는 1회부터 임성한의 전매특허들을 꺼냈다. 2005년 ‘하늘이시여’부터 이어진 남자 출연자의 상의탈의는 임채무가 맡았다. 그동안 상체만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다리까지 노출하며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했다. 전작 ‘오로라공주’의 ‘떡대’보다는 존재감이 미약하지만 스코티시테리어 종의 ‘왕비’라는 견공도 출연시켰다. 무당을 주인공 삼을 정도로 무속신앙에 유별난 애착을 보이는 임 작가는 무당을 찾아가 신점을 보는 장면도 빼놓지 않았다.

음식에 대한 ‘집착’은 그동안의 드라마보다 ‘업그레이드’됐다. 11회에 나온 ‘계란프라이를 만들 때 들기름을 넣어라’는 팁 수준에 그치지만, 20회에서는 배추에 대해 심도 있게 접근했다. ‘맛있는 김치가 되기 위해서 배추는 땅에서 뽑히고, 반으로 갈라지고, 소금에 절여지고, 고춧가루와 젓갈에 버무려지고, 장독에 가둬지는 등 5번 죽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련은 늙었을 때보다 젊을 때 겪는 게 차라리 낫다’를 말해주기 위한 비유였다.

‘오로라공주’의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대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명대사’도 탄생했다.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아내가 기억상실증에 걸렸음을 확인해주고자 임 작가는 여자 출연자에게 “형탁씨”라는 대사를 줬다. ‘형탁’은 극중 남편인 백영준을 연기하는 심형탁의 실제 이름이다.

임 작가는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다 꺼냈지만, 그가 원하는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작에 비해 시청률도 저조하고, 시청자의 지적만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궁지에 몰린 임 작가가 어떤 기상천외한 시도로 난관을 뛰어넘을지 관심이 쏠린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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