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비전쟁’ 시동 “2020년까지 25% 향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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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특명에 로드맵 마련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에 역점… 차량 경량화-친환경차 투자 강화

현대·기아자동차가 2020년까지 연료소비효율(연비)을 2014년보다 25% 향상하는 내용의 ‘2020 연비 향상 로드맵’을 6일 발표했다. 6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특명을 내린 뒤 누차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단계별 연비 향상 목표를 수립했다.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개발하고 △차량의 무게를 줄이고 △친환경차를 확대하는 3가지 전략에 집중하기로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2년 현대차와 기아차의 평균 연비는 각각 L당 16.9km와 18.0km였다. 2009∼2012년 현대차가 연비를 연평균 4.9%, 기아차가 3.9% 향상시켰지만 향후 6년간 25%를 더 높인다는 것은 어려운 도전이다. 최근 내연기관 엔진의 효율성이 대폭 향상된 상황에서 획기적 기술 개발 없이는 엔진 효율성을 더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현재 보유 중인 10종의 엔진 라인업 중 70%를 차세대 엔진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연비와 성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터보차저를 장착한 엔진과 신형 디젤엔진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아슬란’ 신차설명회에서 “쏘나타에 하이브리드, 터보(차저), 디젤 등 엔진을 추가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현재 8속이 최대인 후륜 변속기의 변속 단계를 더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가솔린엔진은 11∼13%, 디젤엔진은 16∼18% 연비가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변속기를 통해서도 2∼9% 연비 향상 효과가 날 것으로 전망했다.

차량 경량화를 위해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을 올해 33∼52%에서 2018년 48∼62%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초고장력 강판은 일반 강판보다 무게가 10% 가벼우면서도 안정성은 두 배 수준이다. 고강도 알루미늄 휠, 발포플라스틱 도어내장재 등 경량 소재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주요 차종의 중량을 평균 5% 이상 낮출 계획이다.

친환경차 라인업도 강화한다. 내년 준중형급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과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고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차량도 보강한다.

현대·기아차가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최근 연비 과장과 관련한 논란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미국에서 13개 차종에 대한 연비를 과장했다는 이유로 소송이 진행 중인 데다 최근 미국 환경청(EPA)으로부터 1억 달러(약 1087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6월엔 국토교통부가 현대차 ‘싼타페 DM 2.0 2WD’ 연비가 과장됐다고 발표하면서 운전자 2500여 명이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고객 서비스 품질을 혁신하겠다는 내용의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최근 수입차의 공세로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7년 만에 7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은 데 따른 것이다. 원스톱 서비스, 연중무휴 서비스, 중소도시의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로 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자동차#연비#연료소비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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