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아파트 단지 가지치기 ‘일석삼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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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전담반 운영 호평… 나무 부러질 염려 없어 주민 안전
대행업체 절반값… 관리비 절감, 잘라낸 가지는 친환경 땔감 활용

서울 노원구 큰나무 가지치기 전담반이 사다리차에 올라 가지치기를 하는 모습. 노원구 제공
서울 노원구 큰나무 가지치기 전담반이 사다리차에 올라 가지치기를 하는 모습. 노원구 제공
1988년 완공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단지. 오래된 플라타너스와 메타세쿼이아가 우거져 여름에는 시원하게 그늘이 지고,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진다. 여느 공원 못지않았다. 그러나 나무가 아파트 10층 높이(20m)까지 자라 집 안에 햇빛이 잘 들지 않고 바람이 불면 나뭇가지가 부러져 다칠 위험도 있었다. 정기적으로 가지치기를 해줘야 하지만 23개 동에 이르는 대단지라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이처럼 가지치기 비용이 부담되는 아파트 단지를 위해 노원구는 2012년 ‘큰나무 가지치기 사업 전담반’을 꾸려 운영 중이다. 사다리차(18m)와 트럭을 구입하고 작업인력을 고용했다. 비용은 대행업체의 절반으로 책정했다. 아파트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 매년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2012년 859그루(35개 단지), 2013년 1150그루(42개 단지)로 늘었다. 올해는 1360그루(36개 단지) 가지치기를 14일부터 시작한다.

○ 가지치기 대신해 드립니다

큰나무 가지치기 전담반은 임대→소형→나무크기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파견한다. 단지 당 평균 비용은 100만 원으로 대행업체에 맡기는 비용의 절반 수준이다. 보통 아파트 단지 내 가지치기 작업은 관리사무소가 대행업체에 용역을 주고 주민이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임대아파트 단지나 소형아파트 단지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나무가 멋대로 자라는 것을 방치했다. 태풍이나 폭설에 나뭇가지가 떨어질 수 있어 사고 위험도 잠재돼 있었다. 서재기 상계주공 9단지 관리소장은 “매년 비용이 높아 제때 가지치기를 하지 못했는데 지난해부터 구청 지원을 받아 단지를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말했다.

구는 가지치기 사업을 통해 지난해 570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아직 사다리차 구입비용이나 인건비를 상쇄하지 못했지만 서비스가 확대되면 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잘라낸 나뭇가지는 땔감으로 재활용

가지치기한 나뭇가지와 쓰러진 나무들은 역시 노원구가 운영하는 목재팰릿센터로 옮겨져 땔감으로 다시 태어난다. 대형 파쇄기로 나무를 부순 뒤 고온으로 압축해 가공하면 작은 원기둥 모양의 목재팰릿이 된다. 목재팰릿은 열효율이 높고 가격도 경유에 비해 75%나 싸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어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목재팰릿은 팰릿 보일러가 설치된 저소득 15가구에 우선적으로 공급한다. 남은 목재팰릿은 포당(20kg) 5040원에 판매한다. 노원구는 “큰나무 가지치기 사업은 관리비를 절감하고 안전을 지키는 한편으로 자원도 재활용할 수 있어 일석삼조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아파트#가지치기#노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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