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팍팍 기가 산다’ 소비자가 직접 광고, 효과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5일 14시 36분


코멘트
사진출처=kt올레 홈페이지
사진출처=kt올레 홈페이지

'기가집 체험 당첨! 인터넷 진짜 대박 빠름!'

대학생 최 모씨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다. '기가(GiGA)'집은 KT가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서 진행하는 체험 행사 장소의 이름. KT는 최대 1기가바이트(GB) 속도를 내는 '기가 인터넷'과 초고화질(UHD) IPTV 등 최신 첨단 서비스를 전통 한옥에서 숙박하며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이달 초부터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32명의 체험단을 모집했는 데 총 1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3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체험단에 뽑힌 소비자들은 한옥에서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색적 경험에 대해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열심히 '자랑'을 한다. 자연스레 KT의 차세대 서비스 브랜드인 '기가'라는 말도 알려지게 된다. 신훈주 KT IMC담당 상무는 "기가급 기술이 먼 미래가 아닌 우리 생활 속 혜택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자연스레 알리면서 광고 효과를 불러오는 '컨슈미디어'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컨슈머(소비자)와 미디어(매체)를 합성한 신조어로, 소비자가 곧 광고 매체가 된다는 의미다.

KT는 딱딱한 통신 상품을 친근한 이미지로 부각시키기 위해 컨슈미디어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달 시작한 '기가 팍팍, 기가 산다' 플래시몹(특정 장소에서 예고되지 않은 집단 행위로 주목을 끄는 것)을 통해 소비자가 "뭔지는 몰라도 재미있다"는 반응을 퍼트릴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8월에는 경쟁사와의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품질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광대역 커버리지 지도'를 소비자 참여로 완성하면서 자연스레 통신망 품질의 우수성을 알렸다. 신 상무는 "마케팅 콘텐츠가 소비자 사이에서 자연스레 공유되면서 결국 소비자 하나하나가 미디어가 되는 컨슈미디어 파워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조 컨슈미디어 마케팅 사례는 고가의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으로 꼽힌다. 전 세계 128개국 130만 명의 할리 데이비슨 보유자 모임인 '할리데이비슨 오너스 그룹'은 로고가 박힌 재킷과 부츠, 심지어 로고 형태의 문신까지 새기며 스스로 브랜드 광고 매체가 된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컨슈미디어 마케팅이 의복 등 물건을 활용했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SNS를 비롯해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달음식점 정보 모바일 앱 서비스인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벤처기업 '우아한 형제들'은 페이스북으로 신청한 소비자의 이름을 'OO아, 넌 먹을 때가 제일 이뻐'라는 버스 광고 글귀에 삽입해 즐거움을 주는 온·오프라인 융합 컨슈미디어 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