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우주선 시험비행중 폭발… 우주여행 꿈도 ‘가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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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인 우주화물선 폭발 사흘만에 또… 민간 우주개발 잇단 수난

민간 우주개발 사업이 수난을 겪고 있다. 미국의 민간 무인 우주화물선이 폭발한 지 사흘 만에 또다시 영국 민간회사가 개발 중인 우주여행선이 시험비행을 하다 폭발했다.

영국의 상업 우주비행회사인 버진갤럭틱이 개발하는 상업용 우주비행선 ‘스페이스십2’가 10월 31일 미 캘리포니아 주 모하비 항공우주기지에서 시험비행 중 폭발해 추락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탑승자 2명 중 부조종사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주조종사는 탈출했지만 크게 다쳤다.

이에 앞서 10월 28일에는 미국 민간 우주개발사인 오비털사이언스가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위탁받아 발사한 무인 우주화물선이 발사한 지 6초 만에 폭발했다. 민간 우주선 폭발 사고가 잇따르면서 민간이 추진하는 우주개발 사업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십2는 연료의 온도 문제로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오전 10시 반경 발사됐다. 스페이스십2는 1단계 추진 제트 비행체인 ‘화이트나이트2’와 분리된 직후 ‘심각한 이상’ 상황이 벌어졌고 4만5000피트(약 1만3716m) 상공에서 폭발했다고 버진갤럭틱 측이 밝혔다. 기체는 크게 두 동강이 난 상태로 모하비 사막에 떨어졌다.

버진갤럭틱이 계획한 우주여행은 2시간 정도 인공위성 궤도보다 낮은 지구 상공 100km 궤도를 돌고 귀환하는 것. 이 상품의 가격은 25만 달러(약 2억6700만 원)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개발 초기에 2007년부터 운항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안전 문제와 개발 일정 지연 등으로 운항은 수차례 연기됐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 앤젤리나 졸리, 애슈턴 커처 등 할리우드 톱스타와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등 700여 명이 탑승자로 예약했고 이미 9000만 달러(약 960억 원)를 지불했다.

사고 직후 현장으로 날아온 버진갤럭틱의 창립자인 브랜슨 회장은 “(사업을) 맹목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며 민간 우주여행 사업을 접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꿈은 계속될 것”이라며 “원하면 누구든 환불을 해주겠지만 아직 요청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험비행은 9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55번째 비행이었지만 실제로 로켓 추진을 한 것은 네 번에 불과했다. 앞선 51차례 비행은 모선(母船)에 실려 날아가거나 분리 이후 동력 추진 없이 활공했다. 버진갤럭틱은 기존 연료가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열가소성 플라스틱 합성연료로 바꿨다. 연료를 바꾼 뒤 첫 로켓 추진 비행이었던 셈이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수년간 민간 전문가들이 버진갤럭틱의 로켓 엔진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무시했다고 보도했다. 2007년 엔진이 지상에서 폭발해 기술자 3명이 숨진 뒤 전문가들이 엔진 디자인 공개를 요구했지만 거절했다. 국제우주안전개선협회 소속 과학자인 캐럴린 캠벨은 “폭발은 놀랍지도 않고 정확하게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우주여행선 폭발#우주여행#민간 우주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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