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南갈등 극복이 치유와 통일의 첫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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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준비위원회 세미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윤석민 교수(오른쪽)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주최 ‘통일 공감대 형성과
 국민통합’ 세미나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윤석민 교수(오른쪽)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주최 ‘통일 공감대 형성과 국민통합’ 세미나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통일은 대박인 동시에 치유다.”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27일 연 세미나에서 ‘통일은 치유’라는 새로운 화두가 제시됐다. 통일의 경제적 이득뿐만 아니라 남남(南南), 남북(南北) 갈등을 해소하는 통일 준비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통일 공감대 형성과 국민통합’을 주제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동아일보와 국책연구소인 통일연구원이 후원했다.

전우택 연세대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남남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통일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며 “남남 갈등의 극복은 치유와 통일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의 논지는 △북한 주민들이 통일을 진심으로 원하고 협조해야 통일이 가능하고 △통일에 협조하려면 그들이 한국인을 신뢰해야 하며 △한국인은 극단성 배타성 폭력을 배제해 남남 갈등을 잘 해결해야 북한 주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싼 갈등을 거론하며 “남남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통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통일 관련 논의가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대북관, 통일방안·속도·비용에 집중돼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통일 후 정말로 어떤 나라를 만들길 바라는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론에 대해 “통일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만드는 데 기여했지만 통일은 ‘대한민국 부자 만들기 프로젝트’가 아니다. 경제적 이익만 얘기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일은 남북한 모든 사람이 평화롭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 평화통일을 통해 사회갈등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 조화롭고 점진적으로 20년 이상 지속돼야 통일이 남북 주민 모두에게 대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욱 통준위 민간 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통일 담론이 정쟁 대상이 돼 소모적 논쟁으로 국가 역량을 낭비하는 불행한 사태가 계속되는 한 중진국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며 “자기 분열적 내부 갈등과 반복의 틀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통준위가 공포할) 통일헌장 제정의 최종 주체를 대통령이 위원장인 통준위 명의로 하거나 대통령 명의로 하는 방안을 제시한 뒤 “헌장을 완성해 국회에 보고하고 지지 결의를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헌장과 국민공감대 형성’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통일 때까지 대북 통일정책의 최고 지침이 될 통일헌장을 올해 말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헌장의 내용에 △통일국가의 미래상 △통일원칙과 방법 △통일의 긍정적 효과 △북한을 통일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대북 메시지 △한반도 통일이 주변국 이익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축사에서 “자유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한 통일에 대한 주변국의 공감대와 협조를 끌어낼 것”이라며 “진정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 남북관계는 국론 통합을 거쳐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일준비위원회#전우택#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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