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 조형우 “제 진짜모습을 한번 보시렵니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5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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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형우. 사진제공|미스틱89
가수 조형우. 사진제공|미스틱89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의 데뷔와 컴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늦깎이’ 신인 한 명이 ‘선의의 경쟁’ 구도에 합류했다. MBC ‘위대한 탄생’ 시즌1 출신 조형우(27). 그는 당시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린 뒤 첫 번째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가수 가인과 듀엣으로 잠깐 활동을 했지만, 조형우라는 이름이 박힌 음반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동기들이 데뷔도 하고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스트레스도 받았을 법한데, “여유 있을 때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때가 오기만 기다렸다.

“뚜렷한 활동이 없어 불안하기는 했다. 제일 불안했던 시절은 방송이 끝난 후 1년이었다. 대중의 관심이라는 것이 빨리 오면 빨리 사라지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미련이 없어지더라. 비록 시간은 길어졌지만, 그 시간동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양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리고 드디어 그에게 기회가 찾아오자 그동안 생각했던 모든 것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엄친아’ 타이틀 벗어내기. 그는 당시 방송에서 반듯한 외모의 유학생, 노래도 잘하고 매너까지 좋아 ‘모범생’ ‘교회 오빠’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데뷔 앨범을 만들면서 개인적인 제안을 했다. 사람들이 저에 대해 오해하는 면이 있어서 그걸 풀고 싶다고 했다. 저를 그렇게 봤다면 그것도 나의 일부분인거다. 그런데 점점 그 이미지에 한정되어서 살아야겠더라. 그 모습이 아니면 거짓말을 하게 되는 거니까. 강요받는 느낌이었다. 영국 유학시절 듣던 음악의 영향을 받아 멜랑콜리한 부분이 많은데, 그걸 표현할 기회가 없었다.”

그의 바람대로 데뷔 앨범에는 ‘조형우라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다’라는 걸 보여줬다. 타이틀곡 ‘아는 남자’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친한 친구들이 방송에서 굳어진 모습을 보고 괴리감을 느낀다고 했다. 고집도 있고, 까칠한 면도 많다. 우울하기도 하고. ‘아는 남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많이 담았다.”

한마디로 말해 착하고 바른 이미지, 그 뒤에 있는 모습까지 보여주려고 했다. 다행히 프로듀서와 의견이 잘 맞았고, 그 안에 갇힌 틀을 깰 기회도 됐다.

“직접 곡을 쓰는 사람들은, 괜한 고집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곡을 소화하려면 낯설다. 예를 들어 음식을 만들 때 그 맛에 집착하는 것이다. 생으로 먹을 생각만 하고 어떻게 조리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뻔한 느낌이 될 수 있었는데, 색깔이 들어가고 소스가 가미됐다.”

그 과정에서 많이 부딪히기도 했지만, 프로듀서도 조형우의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반영주면서 방향을 잡아줬다. 그의 이번 활동 목표는 하나다. “재밌게 활동하는 것”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조형우라는 이름을 알리면서 자신이 직접 쓴 곡을 늘리고 이를 선보이는 것이지만 이번엔 “스펙트럼을 넓힌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제 안에 있던 진짜 조형우를 끄집어냈으니, “팬들도 그걸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형우를 알아간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위탄’의 조형우를 다시 생각나게 한다기보다는 새로운 조형우 말이다. 사실 그때 부른 곡은 몇 곡 되지 않는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을 기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으니까, 그걸 알아가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거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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