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국내 생산량, 도요타 日생산량 2년 연속 앞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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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까지 21만 5036대 더 만들어 “고용-稅收등 국가경제 기여도 더 커”

현대·기아자동차의 국내 생산량이 도요타자동차의 일본 내 생산량을 2년 연속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산업이 고용 창출과 연관 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면 현대·기아차가 도요타보다 국민 경제에 더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1∼8월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241만9355대를 생산해 도요타의 일본 내 생산량(자회사인 히노와 다이하쓰 생산량 제외)보다 21만5036대 앞질렀다. 지난해에도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량은 도요타보다 9만2691대 많았다.

현대·기아차 측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도요타의 일본 생산이 급감해 일시적으로 도요타를 누른 적은 있지만 자국 내 생산량이 도요타보다 본격적으로 많아진 것은 지난해부터”라고 설명했다.

닛산과 같은 일본 기업이 생산량의 80%가량을 해외에서 생산하는 데 비해 도요타는 일본 내 생산량을 절반 이상 유지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규모 리콜사태, 동일본 대지진, 엔화 강세 등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국내 생산량을 줄였다.

특히 2010년을 기점으로 일본 내 생산체제 재편과 가격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생산을 확대했다. 2011년에는 일본 아이치(愛知) 현과 시즈오카(靜岡) 현에서 북미 수출용으로 생산하던 코롤라 5만여 대를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최근 “일본 내 연간 생산량을 300만 대 수준까지는 유지하고 싶지만 어떠한 예측도 할 수 없다”며 일본 내 생산량 감축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비해 현대·기아차는 2000년 299만 대였던 국내 생산능력을 2010년 348만 대까지 꾸준히 늘렸다. 특히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 사태로 주춤하던 2010년 전후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생산량도 동시에 늘어났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최근 아베 신조 총리가 엔화 약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 일본 완성차업체들이 단기간에 국내 생산을 급격히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높은 법인세율과 비싼 전기요금, 엄격한 환경·노동 규제, 정부의 소극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본 업체의 자국 내 생산량이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산업이 고용과 세수, 연관 산업의 성장 면에서 기여도가 높은 만큼 가급적 국내 생산을 유지하는 게 국가 경제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량이 도요타의 일본 생산량을 앞질렀다는 것은 현대·기아차가 도요타보다 국가 경제에 더 기여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약 800만 대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절반가량이 국내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그러나 원화 강세와 노사문제, 저생산성의 고비용 구조 등 국내 생산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현재와 같은 국내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도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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