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가요? 내겐 목터져라 부르는 노래일 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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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술 받은 가수 안치환, 노래 인생 25년 집약한 ‘컴플리트 마이셀프’ 내놔

가수 안치환은 이날 ‘솔아 푸르른 솔아’를 비롯해 몇 곡을 직접 불러줬다. 우리의 현대사는 아팠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가수 안치환은 이날 ‘솔아 푸르른 솔아’를 비롯해 몇 곡을 직접 불러줬다. 우리의 현대사는 아팠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내가 만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와 민중가요 활동으로 유명한 가수 안치환(49)이 데뷔 25주년을 맞아 노래 인생을 집약한 전집 ‘컴플리트 마이셀프’를 내놨다. 1980, 90년대 작품을 포함해 97곡을 밴드 ‘안치환과 자유’와 함께 다시 편곡 연주 녹음해 ‘사랑’ ‘삶’ ‘저항’의 3개 주제, 6장의 CD에 나눠 담았다.

14일 만난 안치환은 “2004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전작들을 재녹음하거나 다시 믹싱하는 작업을 해온 결과물”이라면서 “원곡 녹음 당시 여건상 표현하지 못한 부분, 공연 활동에서 새로운 편곡 아이디어를 얻은 부분을 적극 반영했다. 당장 음악을 그만두는 일이 생겨도 이 음반 덕에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음반에는 ‘소금인형’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귀뚜라미’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자유’ ‘마른 잎 다시 살아나’ 같은 대표 곡을 비롯해 그가 발표한 거의 모든 곡이 담겼다.

안치환은 1984년 연세대 사회사업학과에 입학한 뒤 학내 노래패 ‘울림터’에 들어갔고 졸업과 함께 ‘노래를 찾는 사람들’ 멤버로 활동하다 1989년 솔로로 데뷔했다. 록, 포크, 발라드를 넘나들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곡으로 대중의 사랑도 받았지만,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특유의 우렁찬 성량과 절창으로 표현한 노래들이 그를 대표한다.

그는 이번 음반에 신곡을 하나 담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왜곡된 그 말/그리고 이 세상에 가장 무자비한 그 말/빨갱이, 넌 빨갱이’란 가사를 담은 ‘빨갱이’란 곡이다. “현대사에서 많은 이에게 가장 많이 아픔을 준 이야기입니다. 이 노래가 앞으로 갈 운명을 잘 알고 있고, 또 좀 늦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이 시대에 누군가는 불렀어야 할 노래였어요.”

5월 직장암 수술을 받은 그는 “살만 좀 빠졌을 뿐이다. 내년이나 내후년에 11집 음반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동권 가요’니 ‘저항가요’니 하는 분류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의미가 없어요. 그건 규정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말이죠. 음악가에게 모든 노래는 그냥 노래입니다. 이 세상에 있어야 할 노래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안치환#컴플리트 마이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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