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50·51호 ‘위대한 탄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5일 06시 40분


‘그가 치면 역사가 된다!’ 넥센 박병호가 14일 사직 롯데전 8회초에 시즌 51호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그는 전 타석이었던 5회초에도 50홈런을 치며 한국프로야구 역대 세 번째 50홈런 타자가 됐다. 사직|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그가 치면 역사가 된다!’ 넥센 박병호가 14일 사직 롯데전 8회초에 시즌 51호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그는 전 타석이었던 5회초에도 50홈런을 치며 한국프로야구 역대 세 번째 50홈런 타자가 됐다. 사직|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역대 3번째 50홈런 타자

서건창 시즌 최다 198안타 기록
밴 헤켄 20승·강정호 100-100
넥센 줄줄이 대기록…‘新의 만찬’

빙그레 장종훈(현 한화 코치)이 1992년 41홈런을 달성했을 때, 프로야구계의 반응은 경이로움에 가까웠다. 한국프로야구에서 40홈런은 닿을 수 없는 영역일 줄 알았는데, 막연히 메이저리그에서나 가능할 줄 알았던 숫자가 우리 눈앞에 찍혀 나오는 장면을 목격한 것은 찬란한 충격이었다.

실제 장종훈 이후 1998년 외국인타자들이 수입되기 전까지 40홈런 타자는 다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1998년 두산 타이론 우즈가 42홈런을 터뜨려 기록을 깨자, 삼성 이승엽이 1999년 시즌 50홈런 고지를 최초로 돌파(54홈런)하며 한국프로야구 홈런왕의 자존심을 세웠다. 국민타자로 추앙받는 이승엽은 2003시즌 또 한번 50홈런 고지를 넘어 56홈런을 기록했다. 2003년의 기록은 일본의 홈런왕(통산 868홈런) 왕정치(오사다하루)의 단일시즌 홈런기록(55홈런)을 넘어선 숫자라 그 임팩트는 더 강렬했다. 두 차례의 50홈런 돌파는 통산 5차례나 홈런왕에 오른, 오직 이승엽만 가능한 업적인줄 알았다. 게다가 2003년 기록에는 심정수(당시 현대·53홈런)라는 경쟁자가 있어서 가능한 기적이라고 봤다.

실제 이승엽이 2003시즌을 끝으로 일본프로야구로 넘어가면서 한국에서 홈런타자의 명맥은 사실상 끊어졌다. 이대호(현 소프트뱅크)가 2010년 롯데에서 44홈런을 날린 것이 최다기록이었다. 그나마 이대호도 일본으로 떠났다. 이대호마저 나가면서 한국프로야구의 홈런왕 계보가 끊어질 위기에서 나타난 구세주가 넥센 박병호(28)였다.

LG에서 ‘미완의 대기’ 소리를 듣던 박병호는 넥센으로 2011년 7월말 세기의 트레이드 이후, 잠재력을 폭발했다. 2012년 31홈런, 2013년 37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2년 연속 100타점 이상을 기록해 타점왕까지 거머쥐며 한국프로야구의 MVP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박병호의 2014시즌은 수치상으로 가장 무시무시하다.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50호와 51호 홈런을 터뜨려 한국프로야구 사상 4번째로 50홈런 클럽에 가입했다. 아울러 역대 3번째 50홈런 타자가 됐다. 1-1로 맞선 4회초 결승 2타점 3루타에 이어 5회초 비거리 120m짜리 초대형 좌중월 2점홈런(상대투수 김사율)으로 50홈런을 채웠다. 이어 8회초 같은 코스, 같은 비거리로 시즌 51호 홈런(상대투수 이인복)을 연타석포로 장식했다. 9회 2루타까지 사이클링 히트에 단타만 빠뜨린 박병호는 5타점(시즌 121타점)을 추가해 NC 테임즈와 타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시즌 첫 100타점-100득점까지 이미 돌파한 박병호의 기록사냥은 끝날 줄 모른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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