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회장, 연세대 후배들 앞에서 끝내 눈물,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일 17시 01분


코멘트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우특별포럼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눈물을 흘리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우특별포럼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눈물을 흘리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여러분의 선배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이야기를 드리면서 앞으로 후배 여러분은 세계를 무대로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경쟁력을 쌓아나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5분간의 연설을 마친 그는 모교 후배들 앞에서 끝내 눈물을 흘렸다. 짙은 회색 양복에 노타이 차림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78)은 단상에서 자리로 돌아와 앉자마자 이내 손수건으로 굵은 눈물을 닦아냈다. 왼쪽 가슴에는 모교 후배가 준 노란 꽃이 달려 있었다.

연세대 경제학과 56학번인 김 전 회장은 2일 서울 연세대 대우관(김우중기념관) 각당헌에서 열린 '상대 창립 100주년(2015년) 기념 특강'에서 모교 후배들을 만나 "제2의 창업세대가 돼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김우중기념관은 김 전 회장이 기부금을 보태 1996년 지어졌다. 그가 모교인 연세대에서 공개 강연을 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좋은 기업이 많이 생겨야 경제도 크고 국가도 강성해진다"며 "비록 저는 세계경영을 완성하지 못했지만 저 대신 여러분이 더 큰 꿈을 완성해준다면 더 없이 기쁜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후배 세대들의 세계경영 정신을 고양하기 위해 전국 대학생·대학원생 중 3명을 선발해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의 경영현장을 함께 둘러보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자신만만하게 세계를 품자'를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그는 선진국이 되기 위한 방안으로 △강한 제조업을 토대로 하고 △크고 안정된 시장을 확보하고 △세계 일원으로 활동하기 위한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우그룹 해체 과정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그 원인을 기업에 돌리고 잘못된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지금의 어려움이 비롯됐다"며 "자신감을 잃고 국제통화기금(IMF)이 하라는 대로 따라 하다보니 우리 경제에 많은 불이익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