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 부활 신호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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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순 감독(가운데). 사진제공|레슬링대표팀
박장순 감독(가운데). 사진제공|레슬링대표팀
부진했던 자유형서 무더기 메달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한국 남자 자유형 레슬링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부활의 전주곡을 울렸다. 남자 자유형은 27일 70kg급 오만호(25·울산남구청)의 은메달과 57kg급 윤준식(23·삼성생명)의 동메달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29일에는 61kg급 이승철(26·상무), 74kg급 이상규(28·부천시청), 86kg급 김관욱(24·광주남구청), 125kg급 남경진(26·포항시체육회)이 무더기로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로써 남자 자유형은 1개의 은메달과 5개의 동메달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은1개·동2개)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성적표다. 남자 자유형 대표팀 박장순(46·삼성생명) 감독은 “이 선수들로 4월 아시아선수권에도 출전했다. 당시엔 전패를 당하고 돌아왔다. 아시안게임 준비과정에서 피땀을 흘린 결과가 나왔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4월 아시아선수권의 성적표는 한국레슬링에 큰 충격이었다. 남자 자유형의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1992바르셀로나대회)인 박 감독은 5월 머리카락을 3mm 길이로 짧게 잘랐다. 본인부터 심기일전하겠다는 의미였다. 뒤이어 정순원(41), 노재현(34·구로구청) 코치 역시 삭발을 단행했다. 코칭스태프가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에는 울림 있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박 감독은 “그 일을 계기로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자신감 수확이다. 국제무대에서 다소 위축됐던 자유형 선수들이 어깨를 펴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이란선수들과 붙어도 쉽게 패하지 않았다. 이제 상대와 나의 수준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됐다. 국제대회 경험을 쌓는다면 2016리우데자네 이루올림픽에선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자유형이 침체기를 벗어나 올라가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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