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뒤에 숨은 기타 명인, 무대 전면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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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솔로앨범 내고 28일 내한공연, 베이시스트 네이선 이스트

베이시스트 네이선 이스트. 쉼표까지 미분하는 그의 리듬감은 발군이다. ㈜프리버드뮤직 제공
베이시스트 네이선 이스트. 쉼표까지 미분하는 그의 리듬감은 발군이다. ㈜프리버드뮤직 제공
다프트 펑크의 ‘겟 러키’(2013년), 에릭 클랩턴의 ‘티어스 인 헤븐’(1992년), 케니 로긴스의 ‘풋루스’(1984년)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세계적인 큰 히트. 둘째, 베이스기타 연주자.

위의 곡을 비롯해 마이클 잭슨, 밥 딜런, 허비 행콕, 스티비 원더, 토토의 음반과 공연에 베이시스트로 참여한 미국의 베테랑 연주자 네이선 이스트(59·나단 이스트)를 e메일로 만났다. 28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극동방송국 내 극동아트홀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내한공연을 연다.(7만7000∼8만8000원·예매 매진, 현장 구매 가능·1600-5150)

이스트는 16세에 미국 가수 배리 화이트(1944∼2003)의 베이시스트로 데뷔한 뒤 수많은 명반과 명곡의 탄생을 도왔지만 올 3월에야 첫 솔로 앨범(‘네이선 이스트’)을 냈다. 음반 표지에 자신의 성(姓)을 뜻하는 한자 동(東)을 새긴 그는 “‘동(東)’아일보와 만나 반갑다”고 운을 뗐다. “그간 너무 많은 음악인과 공연하고 녹음하느라 나 자신의 작업을 할 여력이 없었어요. (미국) 내슈빌에서 건반주자 밥 제임스와 듀오 앨범을 녹음하던 참이었습니다. 가수 애니타 베이커의 앨범 작업도 하고 있어요.” 바쁜 일정 틈에 잡은 이번 서울 공연은 솔로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세계 첫 무대가 된다.

지난해 프랑스 듀오 다프트 펑크와의 작업은 ‘뮤지션이 알아보는 뮤지션’ 앞에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도 끌어왔다. 스스로 로봇이라 주장하는 다프트 펑크는 어땠을까. 이스트는 “정말 친절한 친구들이어서 작업도 재밌었다”고 했다. 다프트 펑크의 ‘겟 러키’가 ‘올해의 레코드’로 뽑힌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이스트는 스티비 원더, 퍼렐 윌리엄스와 축하 무대를 꾸몄다. “음악이란 우주의 중심에 서있는 기분이었죠. 객석에서 춤추는 폴 매카트니, 링고 스타, 케이티 페리, 비욘세를 내려다보며 연주하다니…. 초현실적인 순간이었죠.”

이스트는 솔로 앨범 타이틀 곡 제목도 ‘다프트 펑크(Daft Funk)’라 지었다. 스티비 원더, 에릭 클랩턴이 그의 음반에 연주로 보은했다. 이스트는 초인적 기량을 과시하는 대신 편안하고 흥겨운 연주에 집중했다. 무대 뒤편 각광 밖을 덤덤히 지킨 그의 나날을 닮았다. 후회는 없을까. “제 앨범은 베이스 강습이 아니에요. 30년 넘게 꿈같이 살았으니 후회란 전혀 없죠.” 이번 공연에는 이스트의 친동생이자 베이시스트인 제임스 이스트, 기타리스트 마이클 톰프슨과 잭 리도 함께한다.

“사람이 연주하는 베이스는 가상악기 연주가 도달할 수 없는 인간정신에 닿을 수 있다고 저는 여전히 믿습니다. 제게는 연주보다 노래 그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네이선 이스트#베이스기타#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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