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시아나항공, 이래서야 마음 놓고 타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샌프란시스코 공항 충돌 사고에 대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최종 조사결과가 나왔다. NTSB는 “조종사들이 스스로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자동장치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이 사고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사고 항공기인 B777기의 제조사인 보잉에 대해서는 복잡한 자동장치의 설계 변경을 권고하면서도 주요 사고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판단했다.

샌프란시스코 사고는 항공기 내 자동장치가 발전하는 만큼 조종사 교육이 뒤따르지 않으면 자동장치가 오히려 안전을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동장치 매뉴얼이 너무 복잡해져서 조종사의 이해와 숙달이 어려워진 반면, 항공사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조종사를 교육하지 못했다. 조종사들이 자동장치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수동으로 비행하는 능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자동장치와 관계없이 항공기를 통제할 책임은 조종사에게 있고 조종사를 교육할 책임이 항공사에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4월 19일에도 사이판행 비행기가 안전 규정을 위반해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해당 노선 운항정지 7일의 징계를 받았다. 해당 항공기에 ‘엔진 오일 필터 이상’을 알리는 경고 메시지가 켜졌는데도 비행기 조종사와 아시아나항공통제실은 이를 묵살하고 회항하지 않았으며 4시간 더 비행을 강행해 목적지까지 갔다. 다행히 사고는 없었지만 불과 사흘 전에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승객 240여 명의 안전을 담보로 위험한 비행을 감행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국토부 조사에서 “경고 메시지가 사라져 계속 운항을 했다”는 거짓 보고까지 했다.

이번 NTSB의 조사 결과는 아시아나항공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뼈아픈 것일지 모른다. 보잉에 대한 권고가 포함됐기 때문인지 아시아나항공은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사고 당시 해당 항공기의 승무원들은 최선을 다해 많은 승객들의 목숨을 구해 찬사를 받았다. 조종사에게도 충분한 교육을 실시한다면 항공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안전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NTSB#자동장치#조종사 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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