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캐딜락 CTS, 5시리즈·E클래스에 도전한다고?

  • 동아경제
  • 입력 2014년 6월 23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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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가 경쟁상대다. 사양은 물론 상품성에서 앞서고, 가격에서도 유리하다.”

지엠코리아 장재준 대표는 지난 20일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펼쳐진 캐딜락 3세대 CTS의 미디어시승회에 앞서 신차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현재 부동의 수입 베스트셀링 모델들과 직접 경쟁을 펼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향후 10년 안에 국내 럭셔리 세그먼트 분야에서 점유율 10%를 차지할 계획”이라면서, 그 방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고객 시승을 늘리는 한편 과감한 마케팅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던 캐딜락이 다시 한 번 찬란한 영광을 되찾기 위해 기지개를 펴고 있다. 그 시작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중형차 시장이다. 지엠코리아는 그 선봉에 3세대 CTS를 내세웠다.

지엠코리아가 지난 ‘2014 부산국제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하고 오는 23일 출시하는 3세대 CTS는 캐딜락 브랜드에서 중심축 역할을 하는 중형 세단이다. 장 대표를 포함해 지엠코리아 관계자들은 현재 수입차 판매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5시리즈와 E클래스를 경쟁모델로 지목하며 CTS가 각종 사양을 포함해 상품성에서 앞선다고 강조했다.
20일 인천 영종도와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일대에서 3세대 CTS의 경쟁력을 알아봤다. 먼저 외관은 캐딜락의 정체성을 반영한 남성적인 스타일이다.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전면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전조등 디자인이 이색적이다. 좌우측 헤드램프 끝에서 시작된 세로형태의 전조등은 하단범퍼까지 이어지며 강인한 인상을 풍겼다. 후면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에 브랜드 특유의 세로형태 후미등을 상징적으로 사용했다.
실내는 각종 디지털 장비로 인해 조금은 과할 정도의 혼란스러움과 고급 럭셔리 세단이란 차급에 어울리지 않는 마감재의 사용으로 이질감이 든다. 각종 버튼들은 스마트폰을 연상시키는 터치식이고, 버튼 대부분은 직관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에 모았다. 디지털 장비에 익숙한 젊은층이라면 몰라도 중장년층은 이질감이 생길 것 같은 방식이다.

이밖에 3세대 CTS에는 앞유리에 주행 정보를 비추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냉난방이 가능한 시트, 차선이탈경보장치 등 최신 안전 및 편의장치를 탑재했다.
3세대 CTS는 경쟁모델 대비 차체를 키워 경쟁력을 더했다. 전장×전폭×전고×휠베이스는 각각 4965mm, 1835mm, 1440mm, 2910mm로 길이가 경재모델 대비 5~8cm 긴 대신 높이와 너비는 조금씩 낮고 좁다. 전장을 늘려 뒷좌석 무릎공간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나아지지 않았다. 성인 남성이 앉아보니 가운데 센터터널을 불룩 솟아있고, 무릎공간도 여전히 좁아 앉기가 불편했다.

이 차의 파워트레인은 제원에서 경재모델을 앞서고 있다. 직분사 방식의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276마력, 최대토크 40.7kg.m을 발휘하며 5시리즈와 E클래스의 마력과 토크를 앞섰다.
주행 중 CTS의 장점은 부족함 없는 가속성능을 꼽을 수 있겠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는 데로 속도가 붙는다. 2.0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엔진은 속도를 올리거나 오르막을 달릴 때 전혀 힘이 부족한 기색이 없다. 하지만 고속주행에서 노면소음과 실내로 유입되는 바람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엔진회전수가 빨라짐에 따라 엔진음이 고성능 모델처럼 요란하게 소리를 냈지만, 묵직하거나 풍부한 것이 아니라 마치 고성능차를 흉내 내는 느낌이다.

라인업은 후륜과 사륜구동을 갖췄지만, 엔진의 다양성은 없다. 미국에선 3.6리터 모델까지 판매되지만 국내는 2.0리터 모델만 수입됐다.
경쟁 차종에 비해 무엇보다 아쉬운 부분은 연비다. 미국에 최적화한 가솔린엔진 중심의 캐딜락이 가진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인천 영종도를 출발해 파주출판단지에 이르는 약 50km의 거리를 고속도로 위주로 달리고도 평균 연비는 9km/ℓ 내외를 기록했다. 정부 공인연비는 10.0km/ℓ(도심 8.5km/ℓ, 고속도로 12.5km/ℓ).

가격은 럭셔리 5450만 원, 프리미엄 6250만 원, 프리미엄 사륜구동 6900만 원이다.

인천 영종도=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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