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생, 124년만에 떠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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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볼리비아 플로레스씨
공인서류없어 기네스북 등재안돼

사진 출처 텔레그래프
사진 출처 텔레그래프
‘생년월일 1890년 7월 16일.’

신분증명서에 기록된 나이를 기준으로 할 때 현존 세계 최고령이라고 할 수 있는 볼리비아의 카르멜로 플로레스 씨(사진)가 9일 세상을 떠났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향년 124세.

플로레스 씨의 아들인 세실리오 플로레스 씨(68)는 “아버지가 9일 오후 9시경 집에서 돌아가셨다. 일어서지도 못하고 발이 퉁퉁 부어올랐다. 의사는 당뇨병 증상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급성 기관지염으로 병원 신세를 진 이후 건강이 계속 악화돼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세계 최고령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이유는 신분증명서에 적힌 생년월일이 가톨릭교회의 세례증명서를 토대로 작성됐기 때문이다. 볼리비아 정부는 1940년이 돼서야 공식적인 출생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지난해 9월 그를 ‘살아 있는 인간 국보’라며 세계 최고령을 축하하는 기념메달을 전달하고 기네스북에 그를 최고령 생존자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토착부족인 아이마라 인디언인 그는 수도 라파스에서 약 70km 떨어진 해발 4000여 m의 티티카카 호수 인근 작은 마을에서 살았다. 지난해까지도 지팡이 없이 재활용 타이어로 만든 신발을 신고 걷기를 즐겼던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장수 비결을 묻자 “많이 걷는다. 그것이 전부다”라고 답했다. 그는 “면류나 쌀을 먹지 않는다. 오직 보리만 먹었고 양고기를 많이 먹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린 시절 잠깐을 제외하고는 술도 마시지 않았다. 10여 년 전 부인과 사별했으며 슬하에 3명의 자녀와 손주 16명, 증손주 41명을 뒀다.

한편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고령자는 116세인 일본 여성 오카와 미사오 씨다.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확인된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산 사람은 1997년 122세로 숨진 프랑스의 잔 칼망 씨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세계 최고령#카르멜로 플로레스#기네스북#출생증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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