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34% 월급은 ‘썸’이다? 이유 들어보니…‘씁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1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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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자료사진(해당 기사와 관계 없음)/동아일보DB
사진제공=자료사진(해당 기사와 관계 없음)/동아일보DB
"내꺼 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지난 봄 인기를 끈 '썸'이라는 노래의 가사 일부다. 썸이란 연인도 친구도 아닌 애매모호한 관계를 일컫는다. 관계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는 뜻.

직장인에겐 월급이 '썸'과 같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돈이 들어오자마자 신용카드 대금, 대출금, 보험·통신비 등으로 빠져나가 손에 잡히는 게 없다는 자조적인 비유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005명을 대상으로 '월급에 대한 생각(중복응답)'을 주제로 설문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에 응한 직장인 33.8%가 월급을 비유하는 말로 '썸'을 꼽으면서 '내꺼 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가 떠오른다고 응답했다.

뒤이어 '바람-바람과 같이 스쳐지나간다(30.7%)', '신기루-뭔가 본 것 같은데 없다(24.6%)', '이슬-이슬과 같이 사라진다(21.1%)', '공기-실체는 있으나 보이지 않는다(18.1%)', '메신저-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한다(17.1%)', '착시-생각보다 적어 보인다(15.3%)', '엄친아-늘 남과 비교된다(13.4%)' 등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이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적은 월급에 지출이 많아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는 '월급이 적기 때문에(62%)', '신용카드 사용이 많아서(34.9%)', '낮은 월급인상률 때문에(26.4%)', '공과금·경조사 비용이 많아서(19.6%)', '대출 이자가 많아서(11.4%)' 등을 이유로 꼽았다.

가장 큰 지출을 차지하는 부분은 '신용카드 대금'. '내 통장의 월급 누가 가장 많이 빼가는가'란 질문에 '카드사(72.6%)'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은행-대출금(21.3%)', '보험사(17.8%)', '통신사(17.6%)', '배우자(6.6%)', '아파트 관리사무소-관리비(5.3%)', '금융공사-대출금(4.1%)', '한국가스공사-가스비(2.8%)' 등의 순이었다.

월 평균 신용카드 대금은 기혼 직장인 '118만 원', 미혼 직장인 '75만 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월급이 모두 소진되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기혼 직장인이 15일로 미혼 직장인 18일보다 짧았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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