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年30% 성장 ‘위스키 전성기’… 한물간 디자인 바꾸고 새로운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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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프리미엄 양주 ‘임페리얼’ 20주년을 통해 본 한국 술문화
임페리얼, 폭발적 소비에 불 댕겨… 출시 1년만에 판매량 세계 4위

임페리얼 20주년 한정판 임페리얼이 출시 20주년을 맞아 9일 공개한 한정판 에디션을 모델들이 선보이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임페리얼 20주년 한정판 임페리얼이 출시 20주년을 맞아 9일 공개한 한정판 에디션을 모델들이 선보이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향수보다 매혹적인 향, 실크보다 부드러운 맛.’

이 같은 광고문구와 함께 등장한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위스키 ‘임페리얼’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1994년에만 해도 12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 프리미엄 위스키는 대중이 쉽게 접하기 어려웠다.

1984년 이전까진 원액 30%만 넣은 길벗로얄(진로), 베리나인골드(백화) 등 ‘기타 제제주’가 위스키를 대신했다. 아시아경기 개최를 앞둔 1984년 “우리도 진정한 위스키를 만들자”는 정책으로 비로소 5∼7년산 스탠더드급 위스키 VIP(진로), 패스포트(OB씨그램), 썸싱스페셜(베리나인)이 등장했다.

고급 위스키에 대한 대중의 욕망은 진로가 만든 임페리얼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표출됐다. 폭발적인 위스키 소비 증가는 세계적 관심사였다. 1995년 임페리얼은 시바스리걸, 조니워커, 글렌피딕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팔린 위스키에 올랐을 정도. 임페리얼의 성공으로 딤플(조선맥주), 스카치블루(롯데칠성음료), 윈저(OB씨그램), 앰배서더(보해)가 뒤따라 등장했다.

매년 30%씩 성장하는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위스키 영업사원들은 룸살롱 마담의 퇴근길 운전사 역할을 자청했다. 위스키 회사가 룸살롱 개설 자금 융자까지 해주며 영역 다툼을 벌였다.  

▼ 양주업계 “문화이벤트 통해 소비자에 다가갈 것” ▼

임페리얼 20년, 한국 술문화


1994년 임페리얼이 출시될 당시의 신문 광고. 동아일보DB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994년 임페리얼이 출시될 당시의 신문 광고. 동아일보DB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양주 시장 규모가 소주에 육박할 정도로 본격 대중화되면서 물량이 달리자 진로는 자기 직원들에게 ‘임페리얼을 사먹지 말라’는 단속까지 했다.

가짜 술이 극성을 부리면서 위조방지 기술이 시장을 좌우했다. 2003년 임페리얼 광고에선 자물쇠 그림과 함께 ‘믿을 신(信)’자까지 등장했다. 1997년 외환위기에도 끄떡없던 고급 위스키 시장은 2004년 노무현 정부의 접대비 상한제와 접대 문화 퇴색으로 하락세를 걷다가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바람이 불면서 전성기를 접게 된다. 지난해 위스키 출고량은 전년보다 12.8% 감소했다.

2005년 진로발렌타인을 인수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19년간 고수한 화려한 병 모양을 버리고 다이아몬드 커팅을 모티브로 단순하게 만든 새로운 병 디자인을 내놓으며 임페리얼의 외모를 싹 바꿨다. 9일 20주년을 기념해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가 청자와 백자, 태극무늬와 사괘를 소재로 디자인한 한정판 패키지도 선보였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사람들은 더이상 고급 위스키를 마신다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디자인, 문화 이벤트 등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임페리얼의 새로운 가치를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양주#임페리얼#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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