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브레이크] 김민구, 음주운전사고로 다 잃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9일 06시 40분


김민구. 스포츠동아DB
김민구. 스포츠동아DB
음주운전 중 신호등 충돌…골반에 큰 부상
태극마크는 물론 선수생활 지속도 불투명

지난 주말 농구계에는 비보가 전해졌다. ‘한국농구의 차세대스타’ 김민구(23·KCC·사진)가 7일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것이다.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조사계에 따르면, 김민구는 7일 새벽 3시6분 지인들과 술자리 후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던 도중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길가의 신호등을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그는 코뼈가 골절되는 등 안면부와 두부에 손상을 입었고, 고관절을 심하게 다쳤다.

● 음주운전 강행한 ‘안이한 안전의식’

사고 당시 김민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0%(면허정지 100일·3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 음주운전 처벌기준(0.050%)을 0.010% 넘어서는 수치다. 수치상으로는 음주운전 기준치와 차이가 크지 않지만, 사고 직후 응급실로 후송됐을 때 그는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은 어떤 설명으로도 합리화시킬 수 없는 범죄행위다. 그는 프로농구의 떠오르는 스타이자,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합숙 훈련 중인 국가대표 신분의 선수다. 종목과 신분을 불문하고 음주운전을 강행한 안이한 의식은 마땅히 비난받아야 한다. 또한 그의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프로농구선수 전체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행위였다. 국가대표로서 자격미달이다.

● 순간의 실수, 모든 것 잃은 김민구

김민구는 이번 사고로 골반에 큰 부상을 입었다. 코앞에 닥친 농구월드컵(8월·스페인)과 아시안게임(9월) 출전은 커녕 앞으로 선수생활 지속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유재학(51) 감독은 “국가대표 훈련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상태가 아주 안 좋은 것 같더라. 개인에게나 한국농구에나 얼마나 큰 타격인가”라며 김민구의 행동을 나무랐다.

KCC도 큰 타격을 입었다. KCC는 지난해 그를 신인드래프트 2순위로 지명해 장차 팀을 이끌 선수로 키웠다. 허재(49) 감독도 애지중지하며 그의 성장을 도왔다. 오프시즌 동안 김태술(30), 김일두(32)를 영입해 다음 시즌 대권 도전을 선언했던 KCC의 계획도 김민구의 부상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새로운 스타 발굴에 심혈을 기울여왔던 KBL과 한국농구 역시 유망주를 잃었다. 자신의 신분과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망각한 채 안이하게 대처했던 김민구의 선택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만들었다.

정지욱 기자 stopwook15@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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