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이 “캔디녀 탈출…즐거웠어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4일 06시 55분


연기자 윤소이. 사진제공|하늘구름엔터테인먼트
연기자 윤소이. 사진제공|하늘구름엔터테인먼트
■ 인기리 종영 일일극 ‘천상여자’ 윤소이

언니의 죽음에 악녀가 된 여자, 그리고 성공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버리고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남자.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는 각기 다른 이유로 악을 선택한 두 남녀의 후회와 용서, 새로운 출발을 그리며 2일 막을 내렸다. 주인공 윤소이는 6개월 동안 평균 17.3%의 높은 시청률로 7시대 KBS 일일드라마를 부활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데뷔 14년차 불구 캐릭터는 한정
소속사 반대 무릅쓰고 악녀 도전
‘천상 여자’만나 천상 배우 됐어요


한강에서 ‘치맥’ 즐기기, 즉흥여행 떠나기 등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렵고 불편한 일이 되기도 한다.

연기자 윤소이(30)는 요즘 이런 일상의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있다. 주변에서는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가 아니냐며 걱정하지만 정작 그는 “이 좋은 것들을 왜 지금까지 못하고 살았을까” 자책 중이다.

그는 “데뷔 이후 뭔가를 스스로 해본 적이 없다. 밥을 먹으러 가도 늘 매니저가 데려다줬고, 해외 촬영 예약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 내가 너무 받는 것에만 익숙해졌다는 생각과 함께 왜 연예인은 이렇게 살아야 할까 회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윤소이는 친구들과 부산으로 기차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동료 연기자들과 한강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햇살을 즐기기도 했다. 난지도 캠핑도 계획 중이다. 윤소이는 “데뷔 13년간 자의반 타의반으로 쌓아왔던 고집을 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천상여자’를 선택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

드라마에서 윤소이는 친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남자에게 복수하는 캐릭터로 극 초반 단아한 수녀에서 악녀로 변신했다. 그는 “소속사에서는 출연을 반대했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 잘 하는 것에만 익숙해진 내 자신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데뷔 14년차, 나이 서른을 넘기면서 20편이 되지 않는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대해서도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른이 되면서 불현듯 후회가 밀려왔다. 경력 대비 출연작을 계산해보면 1년에 한 작품인 셈인데 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지 못했을까 아쉬웠다. 어쩌면 쓸데없는 내 고집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작품은 높은 시청률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동안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 ‘무영검’, 드라마 ‘유리의 성’ ‘아이리스’ 등을 통해 굳어진 ‘액션퀸’과 ‘캔디녀’ 등 한정된 이미지에서도 벗어났다.

동료들에게 마음을 여는 법도 ‘천상여자’를 통해 배웠다. 윤소이는 “6개월 동안 함께하면서 동료를 넘어 인간적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 “내적으로도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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