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통합정부 출범”… 이스라엘 “하마스는 안돼” 발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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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이스라엘 인정… 폭력 지양”, 이 “테러 악화… 국제사회 인정말라”
중동평화협상 재개 새 변수로

팔레스타인의 양대 정파인 하마스와 파타당이 7년간의 분열 시대를 끝내고 2일 요르단 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통합하는 새 정부 구성 계획을 밝혔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요르단 강 서안지구에서 열린 통합정부 출범식에 참석해 라미 함달라 총리를 새 통합정부의 임시 총리로 임명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가 보도했다. 하마스 측이 인정하는 기술관료와 학자들로 구성된 팔레스타인의 과도정부는 6개월 내에 치러지는 대선과 총선을 관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하마스가 출범식을 앞두고 ‘구속자 담당 장관’이 없다는 이유로 내각 구성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통합정부 출범은 막판 진통을 겪었다. 구속자 담당 장관은 이스라엘에 맞서 싸우다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인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가족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구속자 가족들에게 매달 월급과 생활비를 지원해 주는 것은 테러 공격을 장려하는 일”이라며 반발해 왔다. 하마스 측 관계자는 출범식 시작 몇분 전 “갈등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2012년 유엔이 팔레스타인을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승인한 데 이어 팔레스타인의 두 정파가 단일정부 구성을 앞두자 이스라엘은 크게 긴장하는 모습이다.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 통합정부가 과연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다시 살려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일 국무회의에서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포함된 팔레스타인 통합정부는 테러 확대와 이스라엘 파괴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이를 인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압바스 수반은 “새 통합정부가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폭력을 지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이 새 통합정부와 관계를 끊고 응징에 나설 것을 우려했다. 이스라엘은 올 4월 23일 팔레스타인의 두 정파 통합 추진 선언에 중동평화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요르단 강 서안지구에 자리 잡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통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하려는 목표를 세워온 반면, 2007년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는 지난 20년간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폭탄 공격을 주도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로부터 테러조직으로 지목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두 정파 간 화해가 최근 급진전된 것은 가자지구의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으로 극심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고, 요르단 강 서안지구의 압바스 수반은 중동평화협상 무산 후 정치적 돌파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팔레스타인#이스라엘#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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