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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이광표 기자의 문화재 이야기]신라인들은 왜 천마도를 만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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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이광표 기자의 문화재 이야기]신라인들은 왜 천마도를 만들었을까요?

동아일보입력 2014-04-02 03:00수정 2014-04-02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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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점 추가공개… 천마총의 비밀
1973년 신라 천마총에선 국보 207호 천마도장니를 비롯해 말 그림 유물이 많이 출토되었다. 작은 사진은 최근 공개한 또 다른 천마도장니(아래 왼쪽 사진)와 기마인물상 채화판.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경북 경주시의 신라고분 천마총에서 발굴된 천마도(天馬圖)가 41년 만에 추가로 공개되어 화제입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천마(天馬), 다시 날다’ 특별전에 가면 천마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모두 세 점의 천마도가 전시 중인데, 한 점은 우리가 그동안 보아온 국보 207호 천마도이고 나머지 두 점은 보존처리과정을 거쳐 이번에 처음 공개한 것입니다.

○ 천마총은 어떻게 발굴했나요?


천마총은 1973년 발굴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1970년대 경주지역의 고분 발굴은 당시 경주관광개발계획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신라 최대 고분인 98호분(황남대총)을 발굴 조사한 뒤 내부를 공개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었지요.

하지만 신라 고분을 발굴해본 경험이 없던 고고학계로서는 98호분처럼 거대한 고분을 발굴한다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웠습니다. 고고학계는 고민 끝에 신라 고분 발굴의 예비지식을 얻기 위해 그 옆에 있는 155호분(천마총)을 발굴해보기로 했습니다. 155호분 발굴은 일종의 시험발굴이었던 셈이지요. 그런데 이곳에서 금빛 찬란한 금관, 천마도와 같은 6세기 무렵의 귀중한 유물 1만여 점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시험 발굴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이지요.

○ 무덤 이름이 왜 천마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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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무덤을 발굴하고 나면 무덤에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무덤 주인공의 이름에 따라 고분을 명명합니다. 충남 공주시에 있는 백제 무령왕릉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이 155호분의 경우, 그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출토품의 이름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금관이 가장 중요한 발굴품이었지만, 1921년 발굴했던 경주 고분에 금관총이라는 이름을 이미 붙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 이름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금관 다음으로 중요한 발굴품은 천마도였습니다. 그래서 천마총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천마도가 나온 무덤이라는 뜻이지요.

○ 왜 41년 만에 확인한 걸까요?

국보 207호 천마도의 공식 명칭은 천마도장니(天馬圖障泥)입니다. 장니는 말을 탄 사람의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말의 안장에 매달아 늘어뜨리는 장비입니다. 말다래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이 말다래에 천마를 그려 넣은 것이 바로 천마도입니다. 자작나무 껍데기 여러 겹을 겹친 뒤 이를 누벼서 판을 만들었고 그 위에 하늘을 날아가는 흰색 말과 붉은색 갈색 검정 덩굴무늬를 그려 넣었어요.

원래 1973년 발굴 당시 천마총에선 3쌍(6개)의 장니가 나왔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온전했던 천마도장니가 국보 207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나머지는 상태가 매우 나빠 실체를 확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과학적 보존처리와 복원과정을 거쳐 이번에 두 점의 천마도장니를 추가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추가 확인한 것은 자작나무로 만든 천마도장니와 대나무로 만든 천마도장니입니다. 대나무 천마도장니는 얇은 대나무살을 엮어 바탕을 만들고 그 위에 크고 작은 금동판을 붙여 천마를 표현한 것입니다. 3차원(3D) 스캔과 X선 촬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이것은 과학의 발전 덕분입니다. 신라 고분에서 나온 유물은 1500여 년이 흐른 탓에 상당수가 녹이 슬거나 약해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함부로 다룰 수 없답니다. 공기에 노출되면 곧바로 상하거나 색이 변하는 것도 적지 않지요. 조금씩 천천히 보존처리를 하는 까닭입니다. 기술이 더 발전할 때까지 보존처리를 미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 말이 아니라 기린이라고요?

천마라고 하면 ‘하늘을 나는 날개 달린 말’입니다. 그런데 말이 아니라 기린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때의 기린은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목이 긴 기린이 아니라 동양에서 전해져오는 상상의 동물 기린이에요. 이 기린은 뿔이 달린 모습으로 전해옵니다.

기린이라는 주장의 핵심 근거는 국보 207호 천마도장니 속 천마의 머리 정수리에 뿔이 달려있다는 겁니다. 천마도장니에 나오는 동물을 자세히 관찰해볼까요. 머리 윗부분이 약간 튀어나와 있습니다. 1997년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천마도장니를 적외선 촬영했더니, 정수리 부분에 불룩한 것이 솟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이것이 뿔이기 때문에 말이 아니라 기린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천마인지 기린인지를 밝히기 위해선 좀 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신라를 세운 박혁거세의 신화를 보면 백마(白馬)가 등장합니다. ‘어느 날 백마 한 마리가 하늘로 올라갔고 그 자리에 있던 알을 깨보니 광채가 나는 사내아이가 나왔다. 그가 혁거세였다’는 내용이지요. 이처럼 말은 신라 사람들에게 매우 신성한 존재였습니다. 말에 대한 신라인들의 신앙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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