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南의 선의에 北은 스커드 미사일로 응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8일 03시 00분


북한이 어제 오후 강원도 깃대령기지에서 스커드 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4발을 동해바다 쪽으로 발사했다. 24일 밤부터 25일 새벽까지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세 차례 침범한 데 이어 군사적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고 있어 각별한 경계와 대응이 필요하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한미 연합군사연습 ‘키리졸브’에 대한 반발로 보이지만 이산가족 상봉으로 조성된 남북 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한쪽으로는 대화를 말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무력을 과시해 향후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술일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5월에도 사흘 연속 동해로 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전시상황 돌입 선언 등으로 긴장이 높아져 한국과 미국이 정찰위성과 이지스 구축함, 유·무인 정찰기 등을 동원해 북한 동향을 예의 주시하던 때였지만 북이 발사한 것이 무엇인지를 놓고 혼선이 있었다. 우리 군은 KN-02 단거리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봤지만 미국은 사거리를 늘린 방사포에 무게를 뒀다. 그만큼 북의 도발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북한의 핵과 각종 미사일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다. 사거리 1000km의 노동 미사일에 최대 1t 규모의 핵탄두를 실어 함경북도 무수단리에서 발사할 경우 11분 15초 만에 서울에 도달한다는 시뮬레이션 분석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강조한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능력의 조기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 게다가 평안북도 동창리 로켓 발사장의 발사대 증축 공사가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파악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남북 교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24일 북한 측에 구제역 공동방제 지원 의사를 밝히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우리의 선의에 절대 선의로 호응하지 않았음을 지난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 먼저 대비하고 난 뒤 차분히 화해를 모색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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