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라 여행박람회]쫄깃쫄깃, 오돌오돌, 사르르… 이 봄 기장은 참 맛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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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다시마-멸치의 고장 기장군

기장다시마 건조작업 모습. 최근 기장다시마가 웰빙식품 총아로 떠오르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 절정이다. 기장군청 제공
기장다시마 건조작업 모습. 최근 기장다시마가 웰빙식품 총아로 떠오르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 절정이다. 기장군청 제공
부산 기장군은 부산에서 유일한 군으로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다.

‘부산의 새벽을 여는 기장 사람들’이 잡는 청정해역의 수산물은 부산의 자랑거리다. 쫄깃한 맛과 향이 일품인 기장미역, 수심 깊은 곳에서 채취해 말린 기장다시마, 은빛에 구수한 맛을 지닌 기장멸치는 대표 특산물이다.

기장미역과 다시마

기장 앞바다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면서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물살이 세 미역과 다시마 양식에는 최적지로 꼽힌다. 12월 말부터 2월까지가 수확기인 기장미역은 세종실록지리지에 궁중 진상품으로 기록될 만큼 명품이다.

미역 재배는 5, 6월경부터 시작된다. 마른 미역에 붙어 있는 미역귀를 따 바닷물과 함께 큰 그릇에 담은 뒤 며칠간 밟으면 진한 액이 나온다. 이 액에 밧줄을 담가두면 미역세포가 밧줄에 달라붙는다. 이 밧줄을 3개월 정도 물을 갈아주며 관리하다 9, 10월경 바다에 설치한다. 눈에 보이지 않던 세포는 60∼70일 정도 지나면 기장미역으로 탄생한다.

기장미역은 미역귀와 잎 사이의 줄기가 길고 탄력이 있는 것이 특징. 기장미역으로 국을 끓이면 풀어지지 않고 쫄깃쫄깃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미역은 축축한 채로 공기에 노출되면 금방 녹기 때문에 건조하거나 염장해 보관한다. 가공 미역은 데운 소금물에 살짝 익힌 후 말린 것. 기장군은 2009년 3월 기장미역을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했다. 다시마는 6, 7월경 채묘 과정을 거쳐 10, 11월경 어장에 밧줄을 설치하고 다음 해 5∼7월경 수확한다. 기장다시마는 잎이 좁고 두꺼우며 부드러우면서도 오돌오돌한 맛이 일품이다.

기장군의 다시마와 미역 연간 생산량은 2만1400t 정도로 전국 생산량의 10% 내외다. 그러나 생산액은 전국 대비 40%(187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다른 지역 제품보다 질이 좋고 비싸다.

다시마에 들어 있는 염기성 아미노산인 ‘라미닌’이 피를 맑게 하고, 혈압을 내리게 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환(丸)이나 가루 등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시마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인 ‘알긴산’은 장운동을 촉진해 변비를 없애 준다. 미역과 다시마 모두 요오드가 많아 갑상선 질환을 예방하고 심장과 혈관활동, 체온과 땀 조절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멸치

기장 하면 ‘멸치’를 빼놓을 수 없다. 해마다 4월이면 기장읍 대변항 일대는 ‘기장멸치축제’를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대변항에는 한때 멸치잡이 배가 30척이 넘었으나 현재는 10척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어획량은 봄 2000t, 가을 1000t 등 약 3000t. 전국 생산량의 2%에 불과하지만 봄에 나오는 멸치는 기장멸치를 최고로 친다.

기장멸치는 우선 크다. 보통 길이가 10cm가 넘는다. 살이 통통하고 연하며 지방질이 풍부해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겨울철 남쪽에서 자란 멸치가 북상하다 대변항 연근해에서 잡혀 맛과 영양이 최고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봄 기장멸치 회는 별미다. 미나리와 쑥갓 양배추 쪽파 등 제철 야채에다 새콤달콤한 고추장을 버무리면 멸치 회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우거지에 대파, 팽이버섯, 들깻가루, 된장을 넣어 끓인 멸치찌개도 맛있다. 어린이의 성장 발육에 좋고 여성들의 뼈엉성증(골다공증) 예방과 태아 뼈 형성에도 좋다고 소문나 있다.

대변항을 끼고 영업 중인 20여 곳의 횟집에서 멸치요리를 맛볼 수 있다. 도로변 위치한 110개 좌판에서는 싱싱한 멸치는 물론이고 멸치젓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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