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약]한계는 없다… 한국기업 ‘폭발적 도약’에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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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의 신년포부로 본 혁신전략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이달 들어 LG전자와 GS칼텍스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투자적격 10단계 신용등급 중 최하위로, 한 단계만 더 떨어지면 투자부적격으로 분류된다.

국내 대기업들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디스는 LG전자 등급을 떨어뜨리며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강화가 수익성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고 GS칼텍스에 대해서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 국가들의 생산능력 확대로 힘든 영업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빠르게 따라오는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지 못한 것이 강등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 국내 대기업들의 ‘퀀텀 리프(quantum leap·변화를 위한 폭발적 도약)’가 생존 여부를 결정짓는 시기가 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계 돌파’를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3분기(7∼9월) 10조 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고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그의 위기론은 실제로 곧 현실이 됐다. 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은 다시 8조 원대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경영 환경도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삼성그룹은 ‘마하경영’을 토대로 2014년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마하경영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06년 3월 사장단 회의에서 처음 제시한 모토로, 제트기가 음속인 1마하(약 초속 340m)를 돌파하려면 기존 설계도뿐 아니라 엔진과 소재, 부품 등 모든 걸 교체해야 하는 것처럼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올 한해 TV와 스마트폰, 생활가전 전 부문에서 선진시장에서 거둔 1등 성적을 지켜내되 중국 인도 중동 등 신흥시장에도 많은 공을 들여 세계 시장 점유율을 더 키운다는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에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 구조와 중장기 성장 전략을 체계화하고, 보다 혁신적인 제품과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차량의 연료소비효율과 안전 성능을 더욱 강화하고, 친환경 그린카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카 같은 혁신기술 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각 기업 제공
각 기업 제공
그룹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업체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그린카 개발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며 “현대차 역시 미래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을 판가름할 친환경차 개발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 향후 글로벌 선두 업체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신개념 R&D’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초기부터 사업화를 최종 목표로 하는 ‘신개념 R&D’를 하라”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SK는 ‘SK식(式) R&D’를 신설하고 처음부터 사업화만을 염두에 둔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체계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기존 R&BD에서 엔지니어링 체계를 더한 ‘R&BD+E’ 체계도 도입했다. 사업화에 앞서 엔지니어링 파트의 충분한 검증을 거치고 신속한 사업화를 위한 실무진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연구개발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은 1등을 한다는 목표로 철저하고 용기 있게 키워 나가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임원 세미나에서는 “우리의 강점인 융·복합 IT 역량에 틀을 깨는 창의력을 더해 시장의 판을 흔들라”고 강조했다.

LG의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등의 분야에서는 세트, 부품소재, 서비스 간 융·복합이 활발히 이뤄져야 하며, 에너지솔루션, 자동차부품 등 차세대 성장엔진 사업 부문에서는 이러한 융·복합 IT역량에 창의력까지 더해져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LG는 미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하게 될 첨단 R&D 기지로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를 운영할 방침이다. 2020년까지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구축하는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11개 계열사의 R&D 인력 2만여 명이 상주하며 융·복합 시너지 연구를 중점 수행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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